中, 첫 에이즈 부부 탄생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 반응자 부부가 탄생했다고 베이징신보(北京晨報)가 3일 보도했다.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카오쉐량(37)과 왕다이잉(34)는 지난 1일 10여명의 HIV 보균자를 비롯, 2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다. 중국에서 에이즈 환자들의 결혼이 인정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95년 제정된 모자보건법을 통해 결혼을 앞둔 남녀가 일정한 건강검진을 통과해야만 결혼을 허가토록 했으며 매독이나 에이즈 같은 전염병균을 보유한 이들의 결혼은 원천적으로 금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이 법을 완화해 적용키로 하면서 에이즈 보균자인 카오-왕 커플도 남들처럼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게 됐다.

결혼식에 참석한 한 에이즈 퇴치 운동가는 중국 정부가 에이즈 감염자들의 결혼을 허용함으로써 그들이 서로 의지하며 병과 싸울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뒤에야 법 적용을 완화했다고 전했다.

그는 "에이즈 환자 간 결혼 허용 조치가 에이즈 환자에 대한 차별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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