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의 밀집지역이 약국 최적 입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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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에 따라 약국이 성공하려면 개원의 밀집지역에 들어서는 것이 가장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김우영(55)씨가 3일 제출한 석사학위 논문 『의약분업 시대의 약국 입지선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의약분업 실시로 과거의 초대형 약국시장인 종로.남대문.영등포 지역 대형 약국은 몰락한 반면 대형병원 밀집지역의 문전 약국과 우수한 클리닉이 함께 입주한 '메디컬 빌딩'의 약국이 최고의 약국 입지로 떠올랐다.

김씨는 특히 의약분업의 최대 수혜그룹인 개인의원들이 밀집돼있는 곳 중에서도 내원환자 수가 많고 원외처방률이 높은 병.의원에 근접해 위치하는 것이 좋은 약국 입지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또 "이비인후과.내과.소아과.안과 등이 입주한 '메디컬 빌딩'형 종합클리닉 센터가 들어서고 여기에 약국이 함께 입주하면 환자 가까이에서 조제와 투약 서비스가 동시에 제공돼 약사들이 꿈꾸는 최고의 입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는 약국을 가격경쟁력과 규모에 따라 대형.중형.소형으로 분류하던 기존 분류법에서 탈피, 병.의원과의 관계나 체인형태 등 환경 요인에 따라 ▲문전 약국 ▲의원밀집 주변약국 ▲동네약국 ▲대형약국 등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문전약국은 현재 포화상태에 달한 데다 직원 수가 많아 의약분업 제도의 기본틀이 조금만 바뀌어도 경영압박이 올 수 있으며 ▲동네약국은 1일 처방전 30건 미만으로 고사 직전이고 ▲대형약국은 처방조제 수입과 의약품 판매수입 감소로 경영위기에 빠졌다는 점 등을 들어 의원밀집 주변약국이 투자.수익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분석했다.

김씨는 서울대 약학과를 지난 71년 졸업한 뒤 약사인 부인과 함께 서울.영주 등지에서 30여년간 약국을 운영해 온 현직 약사로 자신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초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메디컬 빌딩'을 직접 짓는 '실험'에도 착수했다.

김씨는 "의약분업 이후 변화된 약국 환경을 부동산이론에 접목해 연구한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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