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 현금박스를 50대 여성 혼자서? 제주 카지노 미스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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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신화월드 카지노 전경. 최충일 기자

제주 신화월드 카지노 전경. 최충일 기자

#현금 145억6000만원, 5만원권으로만 따져도 29만장이 넘는다. 그나마 운반하기 쉬운 20㎏짜리 사과 상자에 이 돈을 담는다고 가정하면, 한 상자엔 5000만원 묶음으로 15~20개씩 최대 10억원을 담을 수 있다. 총 사과 상자 14~15개가 필요하고, 무게만 약 300㎏에 달한다.

제주신화월드랜딩카지노 145억6000만원(미화 약 1332만 달러) 도난사건과 관련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7일 제주지방경찰청은 금고 관리직원 50대 A씨를 횡령 혐의로 입건했고, 공범이 있는지 여부를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내부에 공범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카지노 업장 특성상 촘촘한 보안을 뚫고, 50대 여성 혼자 현금 145억원을 외부로 반출하는 것이 쉽지 않아서다. 카지노엔 수백개의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있고, 보안직원들의 감시도 촘촘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돈이 보관된 금고는 가정용 금고가 아니라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대형금고다. 비밀번호나 열쇠만으로 혼자서 쉽게 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경찰은 정기적으로 삭제되는 과거 CCTV 영상을 복원하고 확보된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

A씨는 지난해 12월 말쯤 휴가를 낸 뒤 연락이 끊긴 상태다. 경찰은 A씨가 해외에 출국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A씨는 말레이시아 국적의 50대 여성으로, 본사인 홍콩 랜딩인터내셔널 소속 임원급 직원이다. 랜딩카지노 초기부터 근무했다고 한다.

한편 랜딩카지노를 운영하는 람정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지난 4일 저녁 자체 감사 과정에서 금고에 보관돼 있어야 할 본사 자금 145억6000만원이 사라진 것을 확인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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