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발생은 강남이 많고 사망은 금천이 최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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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들은 태어나서 74세까지 살 때까지 남자의 경우 34.7%, 여자의 경우 19.8%가 암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별 암 발생률은 강남구가 가장 높고 강북구가 가장 낮았으며, 암 사망률은 금천구가 가장 높고 강남구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지역암등록사업단(단장 안윤옥 서울대 의대 교수)은 4일 서울대병원 삼성암연구동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 시민의 암 발생 특성'을 발표했다.

서울시 지역암등록사업단은 서울 시민의 암 관련 통계를 얻기 위해 관련 학계가 모여 1991년 발족한 모임이다. 이번 결과는 93년부터 97년까지 서울 시민 중 암에 걸린 사람 9만3천여명을 추적 조사한 자료에서 나왔다.

안윤옥 단장은 "한 해 인구 10만명당 암 발생자 숫자를 의미하는 암 발생률이 남자의 경우 2백85명, 여자의 경우 1백72명으로 밝혀졌다"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의거해 산출됐으며 국제적 공인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서는 국내 최초의 조사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의 경우 10만명당 암 발생자 숫자는 남자의 경우 3백50명, 여자의 경우 2백50명 정도. 우리나라는 암 발생률이 서구에 비해 아직 낮지만 고령화로 암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고 안단장은 밝혔다. 태어나서 64세까지 살 때까지 암에 걸릴 확률도 남성은 14.6%, 여성은 10.8%로 나타났다.

구별 암 발생률과 사망률도 처음으로 조사됐다. 구별 암 발생률이 높은 곳은 강남구에 이어 광진구.서초구의 순이었다. 암 사망률은 금천구에 이어 강북구와 광진구의 순으로 높았다.

조사를 담당한 성균관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신명희 교수는 "강남구가 암 발생률 최고인 반면 암 사망률 최저인 이유는 서구식 생활문화가 급속히 확산된 데다 정기검진으로 다른 구에 비해 암이 발견되는 사람은 많지만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완치되므로 실제 암으로 죽는 사람은 적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고지방식 등 서구식 식생활 때문에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방암의 경우 강남구는 10만명당 26.4명이 걸린 반면 금천구는 10만명당 14.0명에 불과해 두 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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