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모 자녀 양육

중앙일보

입력

Q: '아기 낳은 지 한달 만에 직장에 복직했습니다. 한동안 할머니가 키워주셨는데 건강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아이 돌봐주는 사람이 여러차례 바뀌었습니다. 아이는 이제 여섯살이 되었습니다.

요즘 말도 잘 안 듣고 툭하면 여기저기 아프다고 하면서 할 일을 안하네요. 버릇도 없는 것 같고, 저를 안 좋아하는 것 같아 가슴이 아파요'.

A: 사회가 변하면서 맞벌이 가정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직업을 갖는 것과 아이를 기르는 두 가지를 다 잘한다면 금상첨화지만, 사실 갈등이 많을 수 있습니다.

생후 1년에서 1년 반까지는 엄마와의 애착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때 안정적인 애착이 형성되어야만 세상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믿음과 용기가 생깁니다. 이후 세 돌 정도까지는 스스로 할 수 있는 독립심이 싹트고, 엄마와 떨어져도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마음이 생기지요.

또 해야 될 것과 안되는 것을 가리고 자기조절도 배우는 시절이라 일관성 있는 부모의 양육이 필요합니다. 언어발달을 비롯해 정서.인지.사회적 여러 영역의 발달에 모두 중요한 때입니다. 여건만 허락한다면 약 세 돌 정도까지는 엄마가 키우는 게 제일 좋겠지요.

그러나 대리모가 어떠냐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양육환경이 될 수 있습니다. 엄마 본인이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엄마 역할이 적절하게 제공되느냐 안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대리모가 아기에게 애착을 갖고 적극적으로 놀아주고 일관성 있게 조절해 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을 것입니다. 키우는 사람이 자주 바뀌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직장에서 돌아와 기쁜 마음으로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가져야 하므로 엄마의 마음 건강도 매우 중요하지요.

자녀 양육에 있어서 '동지'인 아빠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부모가 죄책감 때문에 아이가 원하는 것은 뭐든 들어주거나 지나치게 허용적이어서는 안됩니a다. 참을성 없고 멋대로 행동하는 아이가 되기 쉬운 까닭이지요.

반대로 버릇 있게 잘 키워야 된다는 강박관념으로 너무 엄격하고 심하게 대해도 안좋습니다.내면에 화와 적개심을 갖거나, 위축된 아이가 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힘을 합쳐 아이를 잘 키워내면 스스로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깁니다.부모의 그런 씩씩한 모습이 아이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밝은 가정 분위기를 만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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