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어린이 식생활 나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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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어린이들의 상당수가 편식을 하거나 아침을 거르는 등 식생활습관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부분의 보육시설이 영양사를 두지 않고 원장이나 보육교사 등이 식단을 짜 어린이들의 영양 관리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23일 제주시보건소에 따르면 제주대학 식품영양학과가 제주시보건소 의뢰로 시내 4개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만 3∼6살 어린이 266명(남 157, 여 109)을 대상으로 영양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72.9%인 194명이 편식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들 중 아침밥을 거의 거르는 어린이가 16명, 일주일에 3∼4일 결식 12명, 일주일에 1∼2일 결식 57명 등으로 전체의 31.9%인 85명이 아침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어린이들의 하루 평균 식품 섭취량은 1천183.1g으로 이 가운데 48.3%가 동물성 식품이었고, 영양소별 섭취량은 권장량에 비해 단백질은 전체의 98.1%가, 열량은 전체의 28%가 과잉섭취하는 등 대부분 영양소 섭취량이 과잉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영양 섭취 불균형으로 정상체중인 어린이는 전체의 71.4%였고 나머지는 과체중이거나 비만(26.7%), 저체중(1.9%)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어린이들에게 점심과 간식을 제공하는 제주시내 48개 보육시설 중 영양사를 고용한 곳은 3개소뿐이어서 거의가 원장이나 보육교사 등이 식단을 짜거나 식사지도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보육시설의 절반 정도가 영양사를 고용하거나 보육시설 종사자들이 영양교육을 받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응답해 어린이들의 영양관리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았다.

제주시보건소는 이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육시설 어린이 영양사업계획을 마련, 보육시설과 어린이, 어린이 부모 등에 대한 영양교육 및 균형있는 식단 개발, 보급에 나설 방침이다.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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