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임신말기 낙태 제한법안 가결

중앙일보

입력

미국 상원은 14일 임신 말기의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찬성 65대 반대 32표로 가결했다고 BBC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지난 73년 미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옹호하는 역사적 판결을 내린 이후 의회에서 이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원은 현재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고 조지 W.부시 대통령 스스로가 낙태를 반대하는 보수적 기독교도여서 법안의 현실화가 유력시된다. 이에 따라 여성의 낙태 권리를 주장하는 진보 세력들의 격한 반발도 예상된다고 BBC는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상원의 표결 결과에 대해 임신 말기의 낙태는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혐오스런 행동으로, 상원이 이를 통과시킨데 대해 찬사를 보낸다"면서 "오늘의 표결은 미국에 생명 존중 문화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진일보"라고 논평했다.

표결을 앞두고 3일간 진행된 법안 토론회에서 지지세력들은 임신 말기 낙태 행위를 야만적이라고 공격한 반면 반대세력들은 낙태 제한조치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우려하면서 이를 저지할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단호한 자세를 표출했다.

BBC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산모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경우에 한해 임신 말기의 낙태를 인정하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으나 산모의 건강이나 수정 능력 유지를 위한 목적의 낙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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