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고 보채는 아이 입 속부터 살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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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건강을 알아 보는 가장 좋은 지표 중 하나가 식욕이다. 아이가 아예 처져서 통 먹으려 들지 않을 땐 열.구토.기침.설사 등 달리 나타나는 전신 증상을 점검해야 한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질병에 걸리면 어린이도 우선 식욕부터 저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가 먹고는 싶어하는데 제대로 못먹어 울고 보챌 땐 우선 입안부터 살펴보자.

어린이들은 입 안 염증이 유난히 잘 생기는데 대개 못먹고 보채면서 침을 흘리는 게 특징이다.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입병은 입안 점막이 헐고 주위가 붉게 보이는 아프타성 구내(口內)염이다. 입속은 늘 축축한 데다 아직 원인을 잘 모르므로 특효약도 없어 생각보다 오래가는 게 특징이다.

실제로 궤양이 아주 작을 때도 낫는 데 열흘 정도가 걸리며 직경이 1㎝ 정도로 클 땐 한 달씩 가기도 한다. 따라서 보호자는 염증이 저절로 아물 때까지 잘 먹도록 도와줘야 한다.

우선 음식은 차게 해서 주자. 그래야 입안의 헌 부위에 음식이 닿아도 통증이 덜해 그런대로 먹는다.

만일 찬 음식도 잘 못먹고 보챈다면 국소 마취제(병원 처방)를 염증 부위에 바르고 10분쯤 지난 다음에 먹을 것을 줘야 한다. 이 방법으로도 못먹고 보챌 땐 스테로이드 제제를 입 안의 헌 부위에 의사가 지시한 만큼 발라줘야 한다.

입안이 헐어 있으면서 열이 난다면 허퍼스성 구내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이 땐 아이가 너무 아파서 못먹다가 탈수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못먹어서 소변 양이 확연히 줄어든 듯 싶으면 병원에 빨리 데려가 탈수 교정을 받는 게 안전하다.

신생아 기(期)의 어린이들은 양쪽 뺨 안쪽에 허연 곰팡이 균이 번식하는 아구창도 잘 생긴다.'칸디다'라는 곰팡이가 번식한 탓인데 우유로 착각하고 억지로 흰 점막을 떼는 보호자도 있다. 아구창은 저절로 낫지만 그 부위에 곰팡이 치료제를 하루 네번 발라주면 빨리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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