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충치예방연구회 송학선 회장

중앙일보

입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사람도 충치 예방에 대해서는 대부분 무지하거나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22일로 창립 3년째를 맞고 있는 충치예방연구회 송학선(53.송학선치과의원.사진)회장. 그는 올해 주력 사업으로 구강보건 교육안(案)개발과 교육자료의 표준화, 그리고 충치예방사업 지도자 양성을 꼽았다.

"어린이들이 접하는 교재 중에는 수정하거나 보완해야 할 내용이 많죠. 예를 들면 일반인들은 세균이 이를 갉아먹어 충치가 생긴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세균이 당분을 먹고 내놓은 강산성의 배설물이 치아를 녹이는 것이지요."

부모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도 있다. 생후 19개월부터 33개월까지 유치(幼齒)가 나오는 시기에 충치균이 외부로부터 감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충치균은 감염되기 때문에 어머니나 할머니가 밥을 씹어 아이에게 먹여주는 것은 아이의 구강위생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자립심을 키워준다고 6세 미만의 어린이에게 스스로 이를 닦도록 하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이를 올바르게 닦지 않으면 충치도 예방되지 않을 뿐더러 평생 이 닦는 습관이 잘못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연구회를 통해 펼친 사업은 문화를 통한 충치예방사업.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는 충치예방 상식을 전달하도록 만화와 동화.포스터.

휴대전화 줄.배지에 '치치'라는 충치예방 캐릭터를 담아 보급해왔다. 지난해 구강보건의 날인 6월 9일에는 서울 대학로에서 '이 좋은 세상'이라는 문화행사를 펴 일반인 4만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계몽사업의 한계를 실감한다.

"충치발생률이 30년 전에 비해 5.5배, 이에 따른 의료비도 10년 전에 비해 2.4배 늘 정도로 충치 국가라는 오명은 갈수록 심해집니다. 결국 국가가 적극 나서서 불소사업을 벌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요."

그는 1989년부터 과천시민모임 보건의료분과장을 지내면서 94년 과천시가 수돗물 불소화사업을 결정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했다.

불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그는 "미국 대부분의 주(州)와 모든 대도시는 불소화사업을 펼친 지 48년이나 됐고, 세계적으로도 60여 개국이 시행하고 있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는 어떤 증거도 없다"고 말한다.

그는 충치예방을 위해 섬유질이 많은 음식 섭취,올바른 칫솔질, 가글, 치아에 불소 입히기 같은 불소 활용, 충치균을 무력화시키는 자일리톨 사용을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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