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귤이 맛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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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 매장에 가보면 일부러 샛노란 감귤만 골라 사가는 소비자들이 많다. 푸른 빛 도는 감귤은 덜익어 신맛이 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상식과는 달리 표면의 30% 가량에 푸른 빛이 도는 감귤이 일등품이다. 완전히 익어 산지에서 갓 수확했을 때의 신선한 감귤이 바로 이런 상태다.

샛노란 감귤은 수확한 뒤 따로 후숙(後熟) 과정을 거친 것들이 대부분이다.수확한 뒤 아세틸렌이나 카바이트를 이용해 5~7일간 숙성시켜 전체적으로 노란색이 되도록 강제로 착색한 것이다.

후숙 감귤은 푸른색 감귤에 비해 빨리 썩을 뿐 아니라 꼭지와 표피가 쉽게 상한다. 당도도 떨어져 상큼한 맛이 덜한 데다 과육도 질긴 편이다. 감귤을 노랗게 만들기 위해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15㎏ 한 상자에 1백40원 정도가 들어 연간 60억원 이상이 후숙 과정에 투입되고 있다. 서울 농수산물공사 노광섭 조사분석팀장은 "감귤을 억지로 노랗게 만드는 과정에서 신선도가 많이 떨어진다"며 "농민과 소비자가 모두 손해인 만큼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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