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루증 - 노력하면 고칠 수 있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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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성생활 중에 느끼는 가장 큰 고통은 아마도 조루일 것이다. 성인 남성의 50%이상이 조루증세를 경험했거나 만성적인 조루증으로 말못할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

조루증으로 병원을 찾는 남성들이 던지는 질문 중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몇 분 이내에 사정을 하면 조루인가?' 하는 것이다. 의학적으로 시간적 정의는 없고 단지 '자신이 원하기 전에 사정하는 것'을 조루라 한다.

삽입후 5분 이내 사정, 조루증

이 정의 대로라면 조루증은 상당히 주관적인 기준에 의해 진단이 내려지는 질병이라 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남성들이 통념상 조루라고 느끼는 시간은 삽입 후 5분 이내에 사정을 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루증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여 성적 경험 및 학습부족에 의해 나타나기도 하고, 신경계의 질환 때문에 조루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스트레스나 새로운 파트너와의 불안, 발기력에 대한 불안도 조루증의 원인이 된다.

조루증을 보이는 사람들은 사정을 억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관계를 할 때 다른 생각을 하거나, 술을 마시기도 하고, 콘돔을 두 개씩 겹쳐서 사용하거나, 감각을 무디게 하려고 스프레이나 연고를 사용하기도 한다.

드물게는 뒷골목에서 효과도 전혀 없는 이상한, 위태로운 수술을 받기도 한다. 어떤 남성들은 비교적 사정이 늦은 두 번째의 성행위에서 빠른 사정을 보상받으려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젊은이들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다. 다른 생각을 하거나, 마취제를 바르고, 콘돔을 두 개씩 겹쳐 끼우는 일은 성적 흥분을 떨어뜨리고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파트너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시도하는 행위이므로 감정적인 결합을 파괴하는 나쁜 점이 있다.

조루증에서 벗어나려는 목적이 성적 접촉으로 흥분되었을 때 오랫동안 버팀으로써 즐거움을 오래 나누고자 하는 것인데, 이런 방법들은 거꾸로 욕구나 즐거움을 줄이면서 단지 사정만을 지연시키기 위한 방법이니 바람직한 방법은 되지 못한다.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압박감이 남성을 더 힘들게 해

이러한 방법들을 써서라도 사정을 지연시키려는 이유는 어쩌면 상대 여성의 요구 때문이라기 보다 남성 스스로가 여성에게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만들어낸 것이리라.

남자가 너무 빨리 할 때 어떤 여성들은 침착하고 협조적인 반면에 매우 당황하는 여성들도 있고. 이것은 향후 남성의 성적 태도에 큰 영향을 준 수 있음을 여성들도 알아두는 게 좋을 것이다.
사정 조절 능력이 부족한 남성들이 목표 달성에 집착하게 되면 그들 스스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어떤 부류의 남성들은 사정을 억제해 보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자포자기적으로 사정해 버림으로써 스스로 참담한 심정을 느낀다. 그런가 하면 더욱 나쁜 경우는 상대 여성이 클라이맥스에 도달한 때까지 사정을 늦추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유형이다. 이런 남성들은 성행위 중에 자꾸 걱정이 앞서서 아드레날린을 더욱 방출하게 만들므로 페니스가 금방 위축되고 만다.

이처럼 목표 달성에 집착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연속적인 실패에 실망하고 그래서 목표 달성에 대한 더 큰 욕망과 함께 두려움에 휩싸인 나머지 결국은 영원한 성기능 장애자가 되는 경우를 수없이 목격했다.

참으려 할수록 증상이 악화되는 조루, 행동요법이 도움

조루는 참으려 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치료는 이 악순환을 고치는 일이다. 행동요법으로 하루에 20분 정도 훈련하면서 조루억제 효과가 있는 몇몇 항우울제를 쓰는 방법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조루증을 치료하기 위한 행동요법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효과적인 방법은 미국의 성의학자 케플란이 제시한 방법으로 5단계로 되어 있으며 다음과 같다.

음경감각에 신경을 집중시키는 훈련

제1단계는 음경감각에 신경을 집중시키는 훈련으로 편안한 상태에서 평상시와 같은 방법으로 자위를 하면서 발기가 되면 자극의 속도를 늦추고 흥분이 고조됨에 따라 음경으로부터 느껴지는 쾌감에 주의를 집중한다.

특히 사정직전의 느낌에 대해 신경 쓰면서 계속 진행하여 클라이맥스와 오르가즘을 즐기도록 한다.

'정지-시작'에 대한 음경수지자극훈련

제2단계는 '정지-시작'에 대한 음경수지자극훈련으로 제1단계 훈련 1∼3일 후에 편안한 상태에서 다시 자위를 하며 사정직전에 멈추었다가 발기가 소실되지 않으면서 흥분이 어느 정도 가라않은 상태에서 다시 시작한다.

이런 과정을 3회 반복 후 4회 째는 사정으로 연결한다. 조절능력을 어느 정도 갖기 시작하고 클라이맥스 직전의 감각에 익숙해질 때까지 2∼3일의 훈련으로 터득하게 된다.

습한 상태에서 '정지-시작'에 의한 음경수지자극훈련

제3단계는 습한 상태에서 '정지-시작'에 의한 음경수지자극훈련으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면서 손에 비누거품을 묻혀 제2단계와 같은 요령으로 시행한다. 이는 습하고 미끄러운 질 내의 왕복운동과 같은 느낌으로 주기 때문이다. 중단하기 전에 약 3분간만 쾌감을 유지할 수 있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천천히-빨리'에 의한 음경수지자극훈련

제4단계는 '천천히-빨리'에 의한 음경수지자극훈련으로 제3단계와 같은 요령으로 시행하되 최고위에 도달했을 때 중단하지 않고 자극의 속도를 천천히 감소시키는 것이다.

질 내에 오래 머무르는 훈련

제5단계는 질 내에 오래 머무르는 훈련으로 배우자와의 협조 하에 클라이맥스 전의 강한 쾌감의 단계에서 오래 머무르면서 사정하지 않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배우자의 도움이 없으면 질 안에서의 감각을 알기 힘들기 때문에 본인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배우자의 적극적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적인 요법 - 음경배부신경 차단술

행동요법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번거롭게 느껴지거나 행동요법으로도 증상의 개선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인 요법으로 음경배부신경 차단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는 몇 가지 검사를 통해 조루의 정도를 파악한 후 그 정도에 따라 귀두의 접촉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의 일부를 차단함으로서 조루의 증세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수술은 국소마취 하에서 10∼20분 정도에 끝나며 수술 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

조루증은 분명 치료될 수 있는 병임에도 자포자기하거나, 혹은 자위행위에 대한 벌이라 생각하는 경우도 있으며, 검증되지 않은 약이나 식품에 의존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자신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질 때는 빨리 전문의와 상담하여 합당한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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