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체중 해마다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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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체중 증가량은 날씬한 여성이 비만 여성보다 오히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처음 임신한 여성이 아이를 낳은 경험이 있는 여성보다 임신 중 체중이 더 많이 불었다.

이는 서울 한일병원 산부인과팀이 2000년 이 병원에서 출산한 여성 1천1백75명의 임신전.분만시 체중을 측정한 결과다. 대한주산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조사에서 여성의 임신 중 평균 체중 증가량은 13.7㎏.

임신 중 체중 증가량은 자신의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인 체질량지수(BMI)가 19.8 미만인, 날씬한 여성일수록 많았다.

이들 저체중 여성의 임신 중 평균 체중 증가량은 14.4㎏. 이에 비해 BMI가 19.8~26 미만인 정상체중 여성은 임신 중 평균 13.4㎏, BMI 26 이상인 비만 여성은 임신 중 체중이 12.3㎏ 늘어나는데 그쳤다.

또 초산부는 임신 중 체중이 평균 14.7㎏ 늘어나 두번째 이상 출산을 하는 경우의 평균 체중 증가량(12.9㎏)을 넘어섰다.

한일병원 의사 강창성씨는 "요즘 산모들의 임신 중 평균 체중 증가량(13.7㎏)은 1981년(11.1㎏).86년(12.4㎏)의 조사결과보다 높았다"며 "산모들의 영양이 과거보다 좋아져 산모.신생아 모두 체중이 늘어나는 경향"이라고 말했다.

임신 중 체중 증가와 관련된 문의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받는 가장 흔한 질문 중 하나지만 이에 대한 국내 가이드라인은 아직 없다.

'거대아=사산(死産)'이란 공식이 성립되던 19세기 초에는 임신 중 과다한 체중 증가는 부종(浮腫)을 뜻했고 임신중독증이 임박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이때는 임신 중 6.8㎏ 이상의 체중 증가를 막기 위해 음식물 섭취를 제한했다.

그러나 70년 미국 정부는 산모에게 음식.체중 증가를 제한하는 것이 태아 발육에 해롭다고 밝혔다.

그후 미국산부인과학회는 임신 중 체중이 11.4~15.9㎏ 늘고, 특히 임신 15주후 4주마다 1.8㎏씩 증가하는 것은 무방하다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한편 임신 중 체중 증가가 부족하면 조산아.저체중아 출산, 체중이 과다하게 늘면 과체중아 출생.제왕절개율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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