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잘 내는 사람 '심장마비'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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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이 급해 화를 잘 내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55세가 되기 이전에 각종 심장질환에 걸릴 확률이 3배나 높으며, 심장병 가족력이 없더라도 조기 심장발작을 일으킬 확률이 5배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메릴랜드주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의 패트리시아 창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지난 1948~1964년 이 대학 의대를 졸업한 1천300명 이상의 지원자를 상대로 분노와 심장혈관성 질환과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창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전통적인 심장질환 유발인자가 발현되기 오래 전에 성급함이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말하고, '화를 잘 내는 젊은이들은 자기 기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지원자들은 일단 1차 의료검진을 받고 자신의 병력, 보건활동,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 등에 대한 질문에 응답한 뒤 5년마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정보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의 행동양식을 표시하는 설문에 답했다.

조사 결과, 화를 내고 분노를 터뜨리거나 `푸념 토로회' 등에 참여한 사람들은 콜레스테롤 수치 및 혈압 등과 상관없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조기 심장 질환 및 심장발작을 일으킬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는 이와 함께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조기 뇌졸중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분노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심장혈관 질환을 유발하는지는 명확치 않지만,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압을 높이는 카테콜아민의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는 22일 발간된 `아카이브스 오브 인터널 메디신'에 수록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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