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 임프란트' 할 땐 컴퓨터 촬영 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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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의 법랑질은 인체의 모든 구조물 중 가장 단단하다. 하지만 충치가 감기처럼 흔한 질환으로 꼽히는 것은 왜일까. 산(酸)을 좋아하는 유산간균이라는 이름의 입안 세균이 주범이다.

이 균은 식사 후 잇몸에 붙은 당분이나 전분 찌꺼기를 먹어치우며 식초산을 배설한다. 침을 산성화하는 것이다. 법랑질을 부식시키는 것은 세균이 아니라 바로 산성화한 침이다.

상어는 이가 망가지면 계속해 새로운 이가 돋아난다고 한다. 사람도 죽을 때까지 썩은 이를 계속 대체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인간에겐 이를 갈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만 주어졌을 뿐이다.

신석기 시대 인간의 평균 수명이 22년 정도였다니 그 정도면 잘만 관리하면 고스란히 치아를 간직하고 죽을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평균수명은 70세를 넘어 한번의 치아교체만으로는 치아 수명이 너무 짧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임플란트라는 제3의 치아다. 임플란트는 치아의 구조를 흉내내 잇몸뼈에 골조공사를 한뒤 여기에 기둥을 세우고 인공치아를 박는 형식이다.

잇몸뼈라는 바위 위에 기둥을 세웠으니 튼튼하기가 자연 치아를 능가하는데 문제는 기간이다. 이를 뽑고 6개월 기다린 후 임플란트를 심고 새 이를 얹으려면 다시 4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것이 '즉시 임플란트'다. 치주염으로 흔들리는 이를 뽑고, 염증조직을 제거한 후 그 자리에서 미리 만든 이를 끼워주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이 가능한 것은 뼈와 빨리 유착하는 임플란트 소재, 그리고 한번 들어가면 잘 빠지지 않는 나사형태의 구조 때문이다. 하지만 즉시 임플란트가 만능은 아니다.

우선 철저한 사전 검사다. 잇몸뼈의 높이와 폭이 충분한지, 이를 뽑을 때 고름이 나오지 않는지 시술 전에 컴퓨터 촬영 등 사진을 찍어봐야 한다.

밤에 이를 가는 습관이 있는 사람도 즉시 임플란트를 적용하지 않는다. 또 앞니의 경우엔 임플란트 개수에 상관없이 시행하지만 씹는 힘이 강한 어금니는 적어도 세개 이상의 임플란트를 심을 때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양윤석 <블루밍 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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