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실험으로 미국 거주 8만명, 암 노출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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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내 핵무기 실험에 따른 방사성 낙진으로 미국에 거 주하는 8만명 가량이 암에 노출될 수 있다고 비영리 기구인 에너지 및 환경조사 연구소(IEER)가 밝혔다.

메릴랜드주(州) `타코마 파크'에 위치한 IEER은 지난 1951년에서 2000년 사이 미국에 거주한 사람들에 대한 정부 통계와 미공개 정부 자료, 지역별 누적 낙진량과 방사능 유형 등에 관한 공식 지도를 분석.지난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이 가운데 1만5천명 이상이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립 암 연구소와 질병통제.예방 센터가 마련한 정부 자료들은 네바다주(州) 핵무기 실험장에서 방사되는 방사능 조사량(照射量)을 밝혀주는 것으로, 방사성 낙진이 실험장에서 훨씬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르준 마키야니 IEER 소장은 '이 보고서와 다른 정부 자료들은 위험지대(hot spot)가 실험장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형성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실제로 네바다주의 핵 무기 실험으로 뉴욕주(州)과 마인주(州)까지 위험지대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태평양은 물론 옛소련의 핵무기 실험으로 인해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에 이르기까지 미국 전역에 위험지대가 산재하게 됐다'고 말했다.

IEER 관계자들은 태평양상의 마셜제도와 존스턴 아톨, 소련시절 카자흐스탄내 세미팔라틴크, 러시아의 노바야 젬랴, 그리고 영국 크리스마스 섬에서의 핵 무기 실험에 따른 낙진 역시 경고할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라이저 레드위지 IEER 구호국장은 '정부 자체 연구 조사에서도 핵 무기 실험이 어린이를 포함한 국민에게 커다란 해를 입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효과적인 보건정책을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워싱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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