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수명 5년 늘리자] 음식물 오래씹으면 머리 좋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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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음식물을 입 안에서 얼마나 씹은 뒤 삼키십니까.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 중의 하나가 음식물 오래 씹기다. 일본치과의사회는 최근 발표한 구강건강 지침에서 음식을 최소 30회 이상 치아로 골고루 씹어줄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오래 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씹는 동안 일어나는 턱과 치아의 운동이 대뇌를 적절히 자극해준다.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의 피질(皮質)은 안면근육을 지배하는 운동신경을 통해 자극할 수 있다.

음식물을 오래 씹거나 껌을 자주 씹는 사람은 치매 발생률이 다소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씹는 행위는 노인뿐 아니라 아기들의 두뇌발달에도 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 이 점에서 밥에 물을 말아 먹거나 부드러워서 덜 씹는 경향이 있는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씹는 행위 자체가 긴장을 완화시키도 한다. 운동선수들이 자주 껌을 씹는 이유도 과도한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서다. 씹는 행위는 이완을 담당하는 부교감신경의 작용을 증가시켜 스트레스로부터 인체를 보호한다.

둘째, 소화를 돕는다. 오래 씹으면 소화효소가 담긴 침이 음식물에 골고루 섞이게 되고 음식물이 부서져 위장 속에서 고루 분해돼 영양분이 잘 흡수된다.

특히 한국인의 소화불량은 많은 경우 대충 씹고 삼키는 그릇된 습성에서 비롯된다. 쌀밥 등 탄수화물이 많은 한국인의 식단에서 침 속의 아밀라제 등은 곡류를 소화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세째, 턱관절 장애 등 턱에 생기는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현대인은 인스턴트 식품의 확산으로 턱관절이 약해져 있다. 질기거나 딱딱한 음식을 회피하는 경향도 있다.

황영구치과 황영구(턱관절장애 전문)원장은 "턱을 덜 움직일수록 턱이 빠지거나 붓고 아픈 턱관절장애가 늘어난다"며 음식물을 오래 씹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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