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에 노출시 예방과 대책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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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저균 사태가 전세계에서 동시다발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의 유력 정치지도자들에게 의문의 흰색 가루가 배달돼 각국이 비상대책을 수립하는 등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탄저등 생화학테러 발생시 특별한 대책이 현재 마련되지 못한 상태이다. 탄저균 노출을 예상해 미리 취할 수 있는 예방조치와 탄저균에 실제로 노출되었을 때 발병을 차단할 수 있는 대책을 알아본다.

예방책에는 가스 마스크, 백신, 항생제가 있지만 모두 나름대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밖에 해독제가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현재 개발중에 있는 상태.

가스 마스크

가스 마스크로는 완벽한 예방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가스 마스크는 마스크와 얼굴사이가 완벽하게 밀봉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기가 쉽지않다.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박테리아는 침투할 수 있다.

또 탄저병 테러는 사전 경보가 없기 때문에 가스 마스크를 24시간 쓰고 있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항생제

여러 종류의 탄저병균에 잘 듣는 항생제는 시프로플록사신(ciprofloxacin)으로 흡입 탄저병 환자는 특히 고단위로 투여하고 60일정도 투여를 계속해야 한다. 이 항생제를 생산-판매하고 있는 바이엘 제약회사는 11월1일부터 생산량을 25% 늘릴 계획이다.

그러나 예방을 위해 일반시민들에게 항생제를 미리 복용하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비교적 고단위로 투여해야 하는데다 탄저병 테러 위협이 지속되는 한은 계속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고단위 항생제의 장기투여에 따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특히 16세미만의 아이들은 장기투여가 바람직하지 않다. 관절 손상의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피부 탄저병에 걸렸을때는 감염 부위에 깨끗한 거즈를 붙이고 사프로플록사신 ,페니실린, 독시사이클린 같은 항생제를 투여하면 그다지 위험 하지않다.

백신

의학적으로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예방책은 백신 접종이다. 그러나 백신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완전한 효과를 기대하려면 여러달에 걸쳐 여러번 맞아야 하는데다 국민 모두에게 접종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 준비된 백신만으로는 부족할 뿐 아니라 엄청난 비용이 든다.

미국에서는 생화학전을 치룰 가능성이 있는 군인들에게만 탄저병 백신을 접종시키고 있으며 그나마 부족해 일부 특수부대원들에게 한정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민간인에게는 공급되지 않고 있다.

탄저병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 미국의 유일한 공급원은 바이오포드(BioPort) 사로 1998년 정부와 백신 공급계약만 맺어놓고 생산을 하지 않고 있다. 바이오포드 사는 필요하면 생산시설을 풀 가동시킬 계획이다.

백신의 효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원숭이 실험 결과 접종 38주까지는 100%, 접종 100주후에는 88%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의 경우 응용미생물학연구소에서 자체 백신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량이 많은 일반시민들에게 접종할 수 있을 정도는 못된다.

해독제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탄저균을 죽일 수 있는 해독제 개발을 거의 완료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쥐 실험에서는 이 해독제가 유전변이를 일으켜 탄저병균의 독소에 대한 저항력을 크게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만약 탄저병균에 노출되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탄저병균 감염이 확인되었을 때는 물론 즉각 항생제를 투여해야 한다.

요즘 포자상태의 탄저병균인 백색가루가 우편물을 통해 배달되고 있는데 이런 백색가루가 들어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우편물을 받았을 때는 그 우편물을 다른 곳으로 옮기지 말고 그 자리에 그대로 둔채 경찰이나 보건당국에 연락해야 한다.

의심스러운 우편물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지 말고 그 우편물이 있는 곳에서는 숨을 깊히 쉬지 않는 것이 좋다고 뉴욕대학 의과대학의 마틴 블레이저 박사는 당부한다.

만약 우편물을 이미 개봉했고 안에 백색가루가 들어 있을 때는 이 가루를 물에 씻겨 내려보내고 자신은 강력세제로 몸을 씻어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생화학무기 연구실장 매슈 메셀슨 박사는 말한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중앙일보 헬스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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