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의 의학 프리즘] 속쓰림 줄인 신진통소염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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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이 바로 아스피린을 비롯한 진통소염제다.

두통이나 치통.생리통과 같은 가벼운 급성 통증에서 요통.관절염 등 심각한 만성통증까지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나 아스피린을 비롯한 진통소염제는 속쓰림이란 치명적 약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의 경우 매년 10만여명의 환자가 진통소염제 복용으로 인한 위장장애로 입원하며 이로 인해 10억달러란 비용이 소요된다.

평생 진통소염제를 복용해야하는 관절염 환자는 더욱 심각하다. 미국에서만 매년 1만6천여명의 관절염 환자들이 위장에 구멍이 뚫리는 위장 천공 때문에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속쓰림 부작용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새로운 진통소염제가 국내 의료계에 도입됐다. 콕스2억제제로 알려진 바이옥스와 쎄레브렉스가 그것이다. 통증을 없애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는 같지만 부작용이 적어 최근 개발된 신약중 가장 각광받고 있는 제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고가약으로 분류돼 내시경 검사상 위장에 궤양이 확인된 경우 등 극히 제한된 경우에만 보험적용을 하고 있다.

이유는 보험재정의 악화다. 이들 신약의 하루 약값은 1천4백원으로 기존 진통소염제에 비해 두세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산술적인 비교만 해선 곤란하다. 당장 싼 약으로 돈을 아끼려다가 나중에 위장에 궤양과 천공이 생길 경우 훨씬 큰 비용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궤양이 생긴 다음에 신약을 쓰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과 다름없다.

최근 의료경제학저널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신약과 기존 치료제간 비용효과를 분석한 결과 신약이 오히려 하루 4백60원 가량 이득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이제라도 장기적 관점에서 국민의 건강을 위해 어느 쪽이 이익인지 생각해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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