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은 감정있는 기관, 마음부터 다스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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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질환은 속쓰림과 소화불량 등 위장질환. 그러나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위장질환자의 57%가 병.의원보다는 민간요법에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시경 검사와 같은 의학적 진단에서 이상이 없는데도 속이 불편하고 아픈 환자가 많기 때문.

약물치료 등 병.의원에서 받는 치료 외에 위장이 나쁜 사람들이 알아둬야할 건강수칙들을 소개한다.

◇ 올바른 식사습관을 갖자=위장병 극복을 위해선 식사습관이 중요하다. 가장 강조되는 식습관은 규칙성.

영동세브란스병원 내과 이상인교수는 "들쭉날쭉한 식사시간이나 끼니를 거르는 것은 위장건강의 천적" 이라고 말했다. 과식도 좋지 않다. 항상 조금은 모자란 듯 식사량을 조절해야한다.

최근에는 식단이 점점 서구화되면서 고칼로리.고지방 음식 섭취가 늘고 있다. 돼지고기.소고기 등 육류 보다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맵고 짠 자극성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밤참이 좋지 않다는 사실도 알아두자. 잠잘 때엔 위액이 거의 분비되지 않으므로 되도록 속을 비워둬야 한다. 오랫동안 충분히 씹는 것도 중요하다.

음식물을 잘 씹지 않고 삼키면 위장에 부담이 되고 위산이 과다하게 분비돼 위염.위궤양 등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 마음부터 다스리자=위장은 대표적인 감정공명기관이다. 기분이 나쁘거나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위장이 움직임을 멈추고 위액 등 소화효소의 분비도 떨어진다. 위산이 많이 분비돼 속쓰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서울중앙병원 내과 김진호교수는 "흔히 말하는 '신경성 위장장애' 는 대부분 몸이 아닌 마음의 문제" 라고 강조했다.

마음을 다스리는 것은 의사가 아닌 환자의 몫이다. 취미나 명상.운동 등 어떻게 하면 긴장을 풀고 편안해질 수 있는지 스스로 터득하는 수 밖에 없다.

권장되는 방법은 걷기. 식사 후 30분 정도 매일 걸으면 긴장을 해소하고, 복근 등 위장 주위 근육을 강화시켜 위장의 움직임을 돕는다.

◇ 내시경은 필수=암환자 5명중 1명은 위암일 정도로 한국인에게 위암은 흔하다.

조기발견에 성공하면 대부분 완치되지만 한국인의 위암 조기발견률은 15% 안팎. 일본의 65%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위장이 나쁘면 제산제 등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위암은 없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서울대병원의 송인성교수는 "위장약들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 효과적이지만 약에만 기대다 보면 자칫 병의 원인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 며 "40세 이상 중년은 2.3년에 한번씩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고 말했다.

◇ 자신감을 갖자=위장은 의지와 상관없이 자율신경에 의해 움직이는 장기. 위장이 나쁘다고 신경을 쓸수록 더욱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

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위장에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위암 노이로제도 그 중 하나.

서울중앙병원 내과 홍원선교수는 "40대 이상에서 흔한 만성위염이나 위장장애 증상이 나타나면 위암부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며 "겁먹지 말고 위장을 배려하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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