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사가 병 고쳐준다" 노인50명에 11억 사기

중앙일보

입력

부산 남부경찰서는 25일 전국의 노인들을 상대로 병을 낫게 해주겠다며 50차례에 걸쳐 11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金모(61).孟모(66.여)씨 등 8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7명을 수배했다.

교도소에서 알게 된 이들은 지난달 14일 부산시내 한 병원에서 허리통증 치료를 받던 崔모(67.여)씨에게 접근, "도사에게 치료를 받으면 감쪽같이 낫는다" 고 속여 현금 2천3백95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다.

金씨 등은 전국의 병원과 점집 주변에서 어리숙한 노인들을 물색해 사기행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도사가 현금과 귀중품을 보자기에 싸서 통증 부위를 두드리면 병이 낫고 액운도 물러간다" 며 현금을 가져오게 한 뒤 노인들의 주위가 산만해진 틈을 이용, 금품을 챙겨 달아나는 수법을 사용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에게 1천2백만원을 사기당한 李모(61.여)씨는 지난 2월 말 화병으로 숨졌으며 30년 동안 과일 행상을 하며 모은 돈 2천3백95만원을 사기당한 崔씨는 최근 정신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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