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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윤리센터 출범 2주, 신고는 아직도 체육회로

중앙일보

입력

5일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숙진 신임 이사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체육인 인권과 스포츠 비리 근절을 위한 스포츠윤리센터는 이날 업무를 개시했다. [연합뉴스]

5일 서대문구 스포츠윤리센터에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숙진 신임 이사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 체육인 인권과 스포츠 비리 근절을 위한 스포츠윤리센터는 이날 업무를 개시했다. [연합뉴스]

철인 3종 고 최숙현 사건 이후 스포츠윤리센터가 지난 5일 출범했다. 2주가 지났지만 신고는 아직도 대한체육회에 해야 한다.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상담접수 107건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19일 “스포츠윤리센터 개시 후에도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가 기존 업무를 그대로 하고 있다. 당분간 스포츠윤리센터가 돌아갈 때까지 해달라고해서 이행 중”이라고 밝혔다. 최숙현 사건 이후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무용론이 제기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체육인 인권보호와 스포츠 비리근절을 위해 스포츠윤리센터를 출범했다. 예산은 22억9000만원이고, 지난 5일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이숙진 이사장을 임명하며 업무 개시식을 가졌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는 “업무개시 후 유관기관 업무이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업무준비가 완료되기 전까진 기존 클린스포츠센터에서 신고·상담 업무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중으로는 업무 실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스포츠윤리센터는 기존 신고접수 기관의 미처리 신고사건 분석, 신고처리시스템 정비, 조사관과 상담사 교육 등 준비를 거쳐 업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연속성을 위해 윤리센터가 신고접수와 조사업무를 시작하는 시점까지 클린스포츠센터가 당분간 기존 업무를 유지하도록 협의한 바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가 신고 건수가 많아 과부화에 걸렸다는 점이다. 클린스포츠센터 직원은 8명이고, 그 중 조사관은 2명 뿐이다. 7월 이후 신고접수는 13건, 상담접수는 107건이다. 이 중 폭력 또는 성폭력은 62%다. 기관 이관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직원은 현재 센터장을 제외하고 24명이다. 클린스포츠센터보다 인원이 3배 늘었지만, 조사관은 실장 포함 7명이다. 스포츠윤리센터가 업무 이관 후에도 신고와 상담 업무를 소화하기에 인원이 부족할 수 있다. 스포츠윤리센터 관계자는 “조사관 및 상담사 추가 충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스포츠윤리센터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 개시식을 가졌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지적한다. 최숙현 사건이 터지고 여론 무마용으로 서둘렀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윤리센터는 “5일은 출범식이 아닌 시작을 알리는 자리였다. 다른 신생기관에 비해 윤리센터는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업무실시를 준비하고 있다. 12일 법인등기를 등록했고, 14일 사업자 등록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스포츠윤리센터가 현재 갖고 있는건 법적 근거 정도 뿐이고, 실제 가동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문체부가 최숙현 사건 국면에서 스포츠윤리센터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국면수습카드로 활용해 졸속 출범된 측면도 크다”고 지적했다.

공무원파견 요청권은 개정안 시행일인 내년 2월19일부터 적용되고, 특별사법경찰관 도입은 법사위에서 계류 중이며 도입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스포츠윤리센터는 설명했다.

박린·피주영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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