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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서 빌린 돈 8조 역대 최대 …가계 빚 1년새 80조 늘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가계 빚 잔액이 1년 동안 80조원가량 늘었다. 2분기에만 약 26조원 증가했다. 1분기 증가액보다 두 배 이상 많다. 신용대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도 6분기 만에 5%를 넘어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분기 급격히 감소했던 신용카드 사용액은 2분기 소폭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9일 ‘2020년 2분기 중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637조3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25조9000억원 증가했다. 1분기(11조1000억원), 전년 동기(16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증가 규모가 확 커졌다. 1년 전과 비교하면 80조6000억원 늘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5.2%였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6년 4분기 11.6%까지 치솟은 뒤 11분기 연속 하락했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4.1%→4.6%→5.2%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가계신용은 은행이나 보험·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가계대출)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판매신용) 등 가계가 갚아야 할 부채를 합한 수치다. 2분기 잔액 기준으로 가계대출이 1545조7000억원, 판매신용이 91조6000억원이다. 가계대출은 1분기 말보다 23조900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4조8000억원 증가했다. 증가 규모는 1분기(15조3000억원)보다 약간 작아졌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전세자금에 대한 수요가 지속한 가운데 분양물량 증가로 집단대출이 늘었음에도 대출 규제, 정책 모기지론 취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신용대출인 기타대출이 9조1000억원이나 늘었다. 증권회사 신용공여액이 7조9000억원이나 증가한 영향이다. 사상 최대 규모다. 3월 코로나19발 증시 충격 이후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많은 사람이 빚을 내 주식투자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 탓에 주택담보대출만으로는 집값 마련이 어려워지자 신용대출을 최대한 끌어 쓰는 수요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신용대출 금리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돈 빌리는 부담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지난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가 급감하면서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던 판매신용은 플러스로 전환했다.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전 분기보다 2조원 증가했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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