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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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아름다운 얼굴에 개성이 듬뿍 담긴 매력적인 얼굴은 어떤 것일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생동감 있는 얼굴이다.

바쁜 일상 중에서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있다. 서둘러 지나던 길가 구석진 자리에 피어있는 아름다운 꽃을 보았을 때, 우연히 찾은 전시회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했을 때, 심란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혀 주는 좋은 음악에 귀 기울일 때, 그리고 매력적인 얼굴을 가진 이를 대할 때도 흐뭇한 미소와 묘한 흥분을 경험한다.

매력이란, 아름다움이요 각자의 개성이다. 아름다움의 세계는 참으로 다양하여 순한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잎에서부터 태풍에 성난 파도가 큰 바위에 부딪치면서 산산이 부서지는 장엄함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는 풍성하기 이를 데 없다.

또한 개성이란 저다운 것이요 질서가운데 허용되는 일종의 자유다.

너무 주관적인 개성만을 강조하다보면 아름다움의 둘레를 벗어나게 되고, 너무 아름다움만 찾는다면 저마다의 독특한 개성을 잃기 쉬운 것이다.

요즘처럼 방송매체가 발달하고 패션에 대한 제안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자칫 자신만의 매력을 발견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주변사람들의 이목 속에 갇혀 사는 노예가 되고 만다.

또한 이런 사실을 알고있다고 해도 자신의 매력을 창조하고 가꾸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여성의 아름다움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기준을 달리해왔다. 얼굴형은 첫인상을 결정짓는 주춧돌과도 같은데, 예로부터 부잣집 맏며느리 감이라 여겨지던 둥근 얼굴형은 갸름한 계란형의 얼굴에 그 자리를 물려주었다.

성형 가에서는 지금 사각진 턱은 갸름하게 깎아내고 튀어나온 광대뼈는 안으로 밀어 넣는 작업이 한창이다. 큰바위 얼굴, 얼큰이(얼굴 큰 이), 거머리(거대한 머리) 등의 은어를 만들어가며 작은 얼굴로 만들고 싶어한다.

쌍꺼풀이 예쁘게 진 눈은 아름다운 눈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작아서 답답하긴 하지만 쌍꺼풀이 없는 선한 눈을 가진 남성을 좋아하던 여성들이 마음을 바꿔 얇게 쌍꺼풀이 지고 눈썹이 진한 타입을 선호하게 되었고 태어난 2세의 눈에 쌍꺼풀이 없다고 실망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예로부터 복코라 하여 크고 끝이 통통한 코를 선호했으나 요즘은 얼굴형이 서구화됨에 따라 서양 미인들의 코처럼 갸름하고 오똑해야 아름답다고 한다.

이런 요소들이 현대를 사는 아름다운 여성이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조건들이고 모든 여성이 바라는 바인 것이다. 그러나 그 속에 저마다의 개성이 살아 숨쉬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과연 아름다운 얼굴에 개성이 듬뿍 담긴 매력적인 얼굴은 어떤 것일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생동감 있는 얼굴이다. 아름다운 얼굴에 개성이 꿈틀거릴 때 가장 멋있다.

광고계의 30대 미시 연예인들을 예로 들어보자. 한때를 풍미하던 스타들이 결혼하여 한물 가는가 싶더니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그들은 신세대 스타들보다 싱그러운 아름다움은 없으나 자신을 가꾸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고 생동감 넘치는 개성 있는 얼굴에다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풍부한 멋까지 발산하면서 각종 매체를 점령하고 있다.

또한 커리어 우먼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삶에 대한 정열과 사랑이 있다. 만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그들은 매우 밝고 좋은 표정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세상을 사는 가장 중요한 것임을 알고있다. 그들은 스스로 가꿀 줄 알며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더 많은 성취를 이루어내는 것이다. 매력이란 이런 여성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성형전문의가 담당하는 것은 각자의 얼굴에 감춰져있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각자 소유한 아름다움은 최대한 살려주고 그늘진 부위는 환하게 비춰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얼굴에 생기를 불어넣고 환한 미소를 담아내는 일이다. 이는 성형외과의사의 몫이 아니라 환자들 각자의 몫이다.

매력적인 얼굴이란 인위적인 아름다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 깊숙한 곳에서 풍겨 나오는 개성과 아름다움에 의해 비로소 창조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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