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임상 음악치료사협회장 하은경씨 "장르 구분말고, 좋아하는 음악 들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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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좋은 음악이 따로 리스트로 있는 건 아닙니다. 태교음악 등 추천 음악이 모두 클래식 일색인 경우가 많은데, 클래식이 일반화되어 있지 않은 우리 나라 정서에는 맞지 않습니다. 일단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많이 듣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듣고, 본인의 감정에 따라 선곡해서 듣는게 가장 좋죠."

우리 나라 최초의 음악치료사. 하은경씨 앞에 꼭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피아노를 전공하다 우연히 음악치료에 관해 듣고 '이게 바로 음악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이구나' 하고 생각하여 음악치료사의 길로 나서게 됐다고 한다.

최근 숙명여대등 서 음악치료사를 양성하고는 있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아직 법적으로 제도화하지는 않고 있다. 순수 해외파 음악치료사만도 손에 꼽을 정도다.

독일서 음악치료사 자격증을 취득한 하은경씨는 "유럽만 하더라도 대체의학 전문병원이 있을만큼 음악치료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요. 그에 비하면 우리 나라는 갓 태어난 신생아 수준이죠." 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국내의 열악한 음악치료 환경탓일까. 올해 6월쯤 안동에 들어설 대체의학 전문병원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일주일에 5일만 일하고, 저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요."

불혹을 이제 막 넘겼지만 음악치료에 대한 순수한 열정만큼은 20대 못지 않은 하은경씨의 건강법은 무엇일까?

"일주일에 5일만 일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제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갖습니다. 저를 위한 재충전 시간이기도 하지만,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이기도 합니다."

이 다짐은 그녀가 94년 하은경 음악치료소를 연 이후로 꼭 지켜오고 있다.

일주일에 5일 일하고, 주 20시간만 환자를 돌보는 것으로 경제적인 유지가 되느냐는 질문에 돈 벌려고 생각했다면 절대 그렇게 못한다며, 믿고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음악치료사인 그녀가 스트레스 등으로 힘들 때 즐겨 듣는 음악장르는 재즈,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는 브람스다.

요즘 그녀의 목표는 현재 몸무게에서 2kg을 감량하는 것. 그래서, 최근에는 식사량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사랑으로, 사람 손으로 키워야 합니다."
음악치료사로서 아이들을 많이 대하다보니, 육아법에도 자연히 관심이 많다. 하은경씨가 가장 안타까워 하는 부분은 부모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정신질환 등으로 고생할 때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사람은 사람의 손으로 키워야 한다는 거죠. 아이들을 비디오에, 텔레비전에, 오디오에, 기계에 맡기지 말자는 겁니다."

아이큐 등 뇌와 연관된 부분은 3세 이전에 모두 결정되기 때문에, 여성의 육아휴가가 적어도 3년은 되어야 한다며 사회적 문제도 들추어 내는 그녀는 육아에 대한 책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음악치료가 그나마 보편화된 분야는 정신과다. 그러나, 산부인과·내과·소아과·이비인후과 등 음악치료가 협진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일단 음악치료사 자격을 법적으로 제도화 하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는 하은경씨는 "음악치료사가 병원 안에서 의사들과 머리를 맞대고 환자의 치료를 위해 고민할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겁니다." 라며 포부를 밝혔다. (http://www.hamtherapy.com/ 문의 전화:02-3463-3468)

◇ 하은경 회장은 ...

- 1980년 서울 숙명여고 졸업
- 1981년 서울 이화여자 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입학
- 1985년 서울 이화여자 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졸업(학사)
- 1990년 독일 함부르크 예술 치료 연구소 음악치료학과 석사과정(Diplom) 입학
- 1993년 독일 함부르크 예술 치료 연구소 음악치료학과 석사과정 졸업시험 합격
- 1994년 독일 함부르크 예술 치료 연구소 음악치료학과 석사 논문 "자폐증과 음악치료" 통과 및 음악 치료학 석사학위와 음악 치료사 자격증 취득
-1996년 유럽 연방 의학 협회 음악 치료사 자격 취득
-現 하은경 음악치료임상연구소 운영
      한국임상음악치료사협회장
      인제의대 정신과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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