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의 세계] 고혈압 환자의 단전호흡

중앙일보

입력

<문>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57세 남자입니다. 단전호흡이 고혈압에 효험이 있다고 해서 수련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수련을 시작하면 머리에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혈압이 다시 높아지는 느낌이 들어 불안합니다(이희익.전북 김제시 금산면).

<답> 혈압은 여러 요인으로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합니다. 호흡도 그 중 하나입니다. 혈압이 높은 사람이 혈압을 내리려면 우선 뱉는 숨을 길게 해야 합니다. 들이쉬는 숨이 길어 지면 혈압이 오르게 마련입니다.

단전호흡이 고혈압 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단전호흡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 면에서 혈압강하에 도움을 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첫째 단전호흡은 이른바 '호주흡종(呼主吸從)' 을 기본으로 합니다. 다시 말해 뱉는 숨을 주로 하고 마시는 숨은 종속적인 것으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숨쉬기는 혈압의 안정화 내지는 정상화에 도움이 됩니다.

둘째 단전호흡은 아랫배 단전에 의식을 두는 숨쉬기이므로 자연히 혈압이 내려가게 됩니다.

혈압은 의식이나 정신상태 또는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좌우됩니다. 의식을 단전으로 내리면 혈압도 의식을 따라 내려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셋째 단전호흡은 좌선과 함께 하기 때문에 혈압강하에 도움이 됩니다. 혈압은 심박동수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대개 심한 운동을 하면 심박동수가 빨라집니다.

이것은 고혈압환자에게 치명타를 입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좌선은 격렬한 운동과 정반대의 효과를 지닙니다.

심박동수는 운동하기 이전 상태보다 더 낮아지게 마련입니다. 여기에다 아랫배 단전호흡을 겸하면 금상첨화입니다.

그러나 단전호흡 수련이 고혈압에 도움을 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른바 상기(上氣)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단전호흡 수련은 의식을 머리에서 아랫배로 나아가서 발바닥 용천혈로 내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원칙에서 벗어나 오히려 의식을 머리에 집중시키는 것이 일반적인 양상입니다. 특히 수련에 진전이 있을 때 그런 일이 생기기 쉽습니다. 머리에 어지러움이 오는 수도 물론 있습니다. 원칙을 꼭 지키도록 하십시오.

이규행 <현묘학회장>

(문의.팩스=02-751-5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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