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선물로 소화기·생수·화분 등이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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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사하면서 남편의 회사 동료를 초대한 주부 김현정(서울 가양동.32)씨는 가장 기억에 남는 집들이 선물로 가정용 미니 분말 소화기를 꼽는다.

"처음에는 화재와 관련한 선물이라 좀 찜찜했다" 는 그는 "그러나 베란다 한켠에 두고 보면 볼수록 든든하고, 선물을 준 분의 센스를 느낄 수 있다" 고 말한다.

주부 곽희수(46.경기도 과천시)씨는 얼마전 이사하면서 이웃 주부가 직접 준비한 김밥과 음료수에 감동을 받았다. 식사를 준비할 겨를도 없이 바빴던 그날 이웃집의 정성이 담긴 김밥과 음료수는 곽씨 가족에게는 더할 나위없이 고마운 선물이었다.

가장 전통적인 이사 선물은 세제나 휴지다. 집주인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어디서나 쉽게 살 수 있어 예나 지금이나 사랑받는 품목. 그러나 받는 사람에게 '무성의하다' 는 느낌을 주기 쉽다.

선물의 종류는 실내 분위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장식품과 일상에서 즐겨 사용할 수 있는 주방용품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화초기르기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는 화분을 선물하는 것도 기쁨을 줄 수 있다. 3만~10만원의 종류나 가격대가 다양하므로 화훼시장을 찾아 비교해보고 고르는 것이 좋다.

갤러리 소품 가게의 그림 액자도 괜찮다. 그러나 화분이나 액자.벽시계 등은 받는 사람의 취향에 맞지 않으면 짐이 될 수 있으므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살림꾼 주부에게는 스팀 다리미.전기 주전자.와인잔 등도 인기품목. 그릇에 관심있는 주부에게는 멋스러운 머그잔 한두개 혹은 고급 접시 등도 환영받는다. 특히 그릇은 받는 사람의 취향, 주는 사람의 미적 안목이 어느 정도 일치해야 하므로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주부 장재명씨는 "주부에게는 갖고 싶지만, 직접 자기 돈으로 사기 쉽지 않은 물건이 많다" 면서 "실용적인 선물을 주고 받으려면 필요한지 여부를 물어보는 배려, 솔직하게 대답하는 자세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고 말했다.

적절한 선물 품목을 고를 수 없을 때 현금을 선물로 주고 받는 경우도 많지만 현금은 흐지부지 써버리는 경우가 많아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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