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맹증

중앙일보

입력

<문> 남편이 야맹증인데 아홉살 난 딸도 야맹증이 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시부모님과 시동생은 정상이나 시누이가 야맹증이에요. 저나 친정식구는 모두 정상입니다. (서울 강북구 정화 엄마)

<답> 야맹증(夜盲症) 이란 말 그대로 밤이 되면 사물을 제대로 못보는 병입니다. 원인은 망막색소변성.고도근시.백내장.비타민A 결핍증 등이 있으며,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달라요.

예컨대 상피세포를 만드는데 필요한 비타민A가 부족하면 눈의 색소상피세포가 만들어지지 않아 야맹증이 생기는 거에요. 이땐 비타민A를 공급하면 야맹증이 좋아지는데 요즈음 우리나라는 국민들 영양상태가 좋아져서 이런 환자는 보기 드물지요.

또 근시는 낮보다 밤에 시력이 더 떨어질 수 있는데 이 때문에 고도근시일 때도 야맹증이 나타날 수 있어요. 백내장 역시 밤이 되면 뿌연 수정체를 통해 사물을 봐야 하기 때문에 야맹증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가장 문제되는 야맹증은 망막색소변성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때에요. 물체를 보기 위해선 망막의 시각세포가 제기능을 해야 하는데 이 시각세포는 밝은 데서 주로 작용하는 추체와 어두운 곳에서도 물체를 식별하게끔 하는 간체가 있습니다.

망막색소변성 환자는 간체가 주로 손상되기 때문에 야맹증이 생기는 건데 병이 진행하면서 결
국은 추체도 손상돼 실명을 하게 되지요.

시력은 시각세포가 손상되는 정도에 비례해 떨어집니다.

이 병은 유전성 질환인데 유전되는 형태가 다양해요. 따라서 정화는 유전자 상담을 받아봐야 합니다.

이 병은 아직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병 진행 상황에 따라 일상생활에서 적절히 대처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남편은 밤에 운전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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