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과학] 1초 어떻게 만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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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는 이제 흔한 물건이 됐다. 행상들이 1천원짜리 탁상시계를 파는가 하면, 휴대폰.볼펜에도 시계가 들어있다.

그러나 싸구려든 고급이든 시계는 '째깍째깍' 거리며 초.분.시침이 돌아가는 것은 똑같다. 숫자로 시간을 표시하는 시계 역시 초 단위로 시간을 더해간다.

그러면 시간의 기본 단위인 초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과거 '시계 밥을 준다' 던 시절의 태엽시계가 사라진 요즘엔 수정이 초를 만드는 기본 역할을 한다.

시계에 적힌 영어 'QUARTZ' 는 수정이란 뜻이다. 수정은 모래사장에 널려 있는 성분. 6각 막대 형태의 수정은 수정 성분이 쌓여 만들어진 것이다.

수정을 시계에 주로 이용하는 것은 원료가 싼데다 얇은 수정막에 전기를 연결하면 자동적으로 떨림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1초는 이 떨림 현상을 이용해 만든다. 보통 시계에 사용하는 수정막은 1초에 위아래로 3만2천7백68번 진동하는 것을 사용한다.

수정막이 3만2천7백68번째 떨릴 때 톱니바퀴 등 기계부품을 이용, 초침이 1초를 움직이도록 하거나 초에 해당하는 숫자를 하나 더하도록 하는 것이다. 수정막의 진동수를 세는 역할은 반도체로 만든 부품이 맡는다.

태엽식에서는 발란스 휠이라는 '천부' 가 좌우로 한번 움직이면 1초로 계산했다.

수정을 이용한 시계는 초단위 이하의 시간 측정도 쉽다. 수정막이 1초에 떨리는 회수의 약 10분의1인 3천2백76번째마다 0.1초에 해당하는 숫자나 바늘이 바뀌도록 하면 '몇초 몇' 뿐 아니라 더 미세한 시간도 측정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하면 초단위 이하의 1백분의1초도 쉽게 할 수 있다.

그러나 1초라고 해서 다 같지는 않다. 우리나라 표준으로 사용하는 1초는 한국표준과학원에 있는 원자시계가 만든 것이 가장 정확하다.

이 시계는 세슘 원자가 91억9천2백63만1천7백70번 진동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1초로 간주한다.

세슘 시계는 정확한만큼 원자의 움직임을 측정하는 복잡한 측정장치가 필요해 크기가 책상용 컴퓨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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