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아과 의사들 "소녀 사춘기 빨라졌다"

중앙일보

입력

소녀들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주장이 소아과 의사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앨튼 존스 재단의 제프리 피터슨 마이어즈 사무국장은 7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소녀들의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리학자인 다이애나 주커먼은 또 소녀들이 사춘기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면 성폭력의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소아과학회지 97년 4월호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녀들의 사춘기가 점점 빨라져 백인 소녀의 경우 9.7세, 아프리카계 미국 소녀들은 8.1세가 되면 가슴과 음모가 발달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만7천명의 소녀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사춘기가 시작되는 평균 나이는 11세로 알려져 있었으며 백인 소녀는 12세,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13세에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받아들여 졌다.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원인으로는 어린이 비만, 낮은 출생률, 아버지가 없는 가정 환경, 앉아서 생활하는 습관, 내분비선 활동을 저해하는 화학물질, 언론에 의한 어린이들의 성적 대상화 등이 지적되고 있다.

이와함께 사춘기가 빨리 시작된 6-11세의 소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이들은 보통 소녀들보다 우울하고 공격적이었으며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1천700명의 소녀들에 대한 연구에서는 월경을 빨리 시작하는 현상이 음주와 흡연, 약물 남용, 자기 비하, 자살 시도 등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뉴욕=연합뉴스) 엄남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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