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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소장 부검한다…경찰 "이슈 중요 인물, 의혹 안남겨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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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손영미씨

숨진 손영미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60·여·사진)씨의 사인을 가리기 위해 8일 부검이 진행된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부검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손씨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중요 인물인 만큼, 향후에라도 사인에 대한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부검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손씨의 유족은 ‘부검을 원하지 않지만 수사에 필요하다면 부검에 동의한다’고 경찰에 밝혔다”고 말했다.

경찰을 사인 규명과 함께 사망 경위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손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해 마지막 통화자를 확인하고, 유서로 추정할 만한 메모가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손씨의 빈소는 부검을 마친 뒤 유족 등의 뜻에 따라 마련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 7일 오전 유족 조사를 마쳤다.

마포 쉼터 손영미 소장과 윤미향 의원 관계도

마포 쉼터 손영미 소장과 윤미향 의원 관계도

8일 경기 파주경찰서에 따르면 전 동료였던 손씨의 지인은 지난 6일 오후 혼자 거주하는 손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손씨의 집까지 찾아간 뒤, 집 안에서 응답이 없자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쯤 “손씨와 연락이 안 된다”며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손씨의 주거지인 파주의 한 아파트 4층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서 숨진 손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현재로써는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숨진 손씨의 몸에 자해한 흔적이 남아있는 등의 현장 정황으로 볼 때 손씨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손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돼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 수색한 이후 “검찰의 압수 수색으로 힘들다”며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얘기를 주변에 했다고 한다. 경찰이 아파트 폐쇄회로TV(CCTV)를 확인한 결과 손씨가 숨진 채 발견된 날 오전 10시 57분쯤 혼자 귀가하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손씨는 귀가 후 외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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