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총소득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1분기 성장률 -1.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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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 성장률 -1.3%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정체된 성장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기름을 부었다.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는 6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을 중단한 대구 중구 교동시장 일대. 연합뉴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영업을 중단한 대구 중구 교동시장 일대. 연합뉴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3% 역성장했다. 지난 3월 속보치보다는 0.1%포인트 높다. 재화(의류, 화장품 등)와 서비스(음식숙박, 오락문화 등)를 중심으로 민간소비가 6.5%나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외환위기(1998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항목별 성장기여도로 보면 민간소비가 전체 성장률을 3.1%나 끌어내렸다. 정부소비 기여도는 0.2%였다. 건설·설비투자도 소폭 늘었지만 전반적인 후퇴를 막진 못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0.8% 감소했다. GNI는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총소득을 말한다. 명목 GNI는 전기 대비 2.0% 감소했다. 1998년 2분기(-3.6%)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0.6% 하락했다. 6분기 연속 감소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포괄하는 가장 종합적인 물가 지수다. 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라는 건 소비·투자·생산 등 어디선가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경제 주체가 느끼는 체감 경기가 나쁘다는 의미기도 하다.

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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