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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 단순 피부질환 아니다···"급성 심근경색 위험 4.5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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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탈모 환자의 임상증상.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원형탈모 환자의 임상증상.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원형탈모를 앓고 있다면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형탈모가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생위험을 최대 4.5배 높인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2년간 건보 빅데이터 추적결과 #최대 4.51배까지 발생위험 커져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신정원 교수 연구팀은 고대 의대 예방의학과 안형식·김현정 교수 연구팀과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축적된 국민건강 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간 원형탈모를 진단받은 30~89세 환자 22만8886명을 ‘실험군’으로 설정한 뒤 다시 이 환자와 나이·성별을 맞춘 457만7720명의 ‘대조군’을 대상으로 급성 심근경색증의 발생위험을 12년간 추적 관찰했다. 원형탈모 환자의 평균 나이는 44세고, 성별은 남성이 12만7564명으로 전체의 55.7%에 달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원형탈모 환자에게서 급성 심근경색증의 누적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시간이 지날수록 원형탈모 환자에게서 급성 심근경색증의 누적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자료 분당서울대병원]

추적 관찰결과 원형탈모 환자의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관찰 8~10년째 대조군의 1.37배였으나 10~12년째에는 4.51배까지 높아졌다.

물론 혈압·고지혈증 등 다른 위험인자의 보정결과를 거친 결과다. 원형탈모와 심근경색 발생 위험의 상관관계는 특히 남성-흡연자-5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나이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원형탈모는 그동안 면역세포가 모낭을 외부 침입자로 인식하고 공격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흔한 질환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과의 관계가 보다 명확해졌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신 교수팀의 연구물은 피부과학 저널 분야 권위지인 미(美) 의사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최신 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정원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신정원 교수.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신 교수는 “원형탈모가 단순히 피부에 한정된 질환이 아닌 전신에 영향을 주는 질환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계 이상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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