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방예산을 6.6% 증액한다. 중국은 22일 개막된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2020년 국방예산을 1조 2680억 위안(약 219조 6176억원)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국방예산, 지난해에 비해 6.6% 증가
이는 지난해 1조 1900억 위안에 비해 6.6%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5% 증가했다. 따라서 올해 증가 폭은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의 많은 전문가가 코로나 사태 여파로 2~3% 증가를 전망했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다.
최근 악화하는 미국과의 관계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실제 국방예산은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보다는 많으며 미국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무역갈등에서 시작한 미국과의 마찰이 올해 발생한 코로나를 계기로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자칫 미국과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거론되는 미국과의 양대 충돌 지역은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다. 대만은 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출신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연임에 성공하며 중국과 사사건건 마찰을 빚고 있다.
또 남중국해는 ‘항행의 자유’를 주장하는 미국이 수시로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어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상존한다. 특히 최근 미국 내 코로나 상황이 크게 나빠지며 재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모험을 시도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중국의 애국주의를 강조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 편집인 후시진(胡錫進)은 최근 중국이 단기간에 핵탄두 1000개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후시진은 중국의 군비가 GDP의 2%에 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