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 발달을 위한 생활지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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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좋은 아이로 만들려면 환경적인 요인이 가장 중요하다. 뇌세포는 사용하면 할수록 신경회로가 만들어져 두뇌가 발달하는 반면, 좋은 자극이 없고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큼 뇌세포는 침체된다.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두뇌발달을 위한 서유헌 교수의 족집게 지침서를 공개한다.

<font color="#009999">>> 솔직한 아이가 기억력이 좋다</font>
기억력을 높이고 싶다면 감정표현에 솔직한 것이 좋다. 사람이 감정을 자제하고 애써 무표정을 지을 때 단기 기억력이 감소한다는 새로운 연구보고가 최근 심리학 잡지에 게재되었다. 감정을 부자연스럽게 억제하면 소수의 세포들만이 기억 과정에 참가하기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진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아이를 억압하고 명령하는 태도로 대하면 아이는 기가 죽고 자기 감정을 자꾸 숨기게 된다. 보다 부드럽게, 보다 민주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이 아이 성격 발달 뿐만 아니라 두뇌발달에도 좋다는 것이다.

<font color="#009999">>> 잠을 푹자야 두뇌발달에 좋고 공부도 잘한다</font>
우리의 대뇌 신경세포는 일정 시간 이상 계속 자극을 받게 되면 반응을 하지 않는 불응기가 된다. 이 불응기는 우리의 지친 대뇌 신경세포를 쉬게 해주는 자기 방어 반응이다. 따라서 수면은 정신이 계속 자극을 받아서 피로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뇌 건강에 좋다.
오랜 시간 자지 않고 공부하는 것은 우리의 대뇌 신경세포를 지치게 만들어 집중력도 떨어뜨린다. 또 머리 속에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입력하면 기억으로 저장되기는 하는데, 서로 상호경쟁이 되어서 입력이 안되고 견고하게 저장도 잘 안된다. 따라서 강한 자극이 들어오면 견고하게 저장되지 못한 정보는 쉽게 빠져나가게 되고 곧 잊어버리고 만다.

<font color="#009999">>> 동기유발을 시켜야 학습효과가 높다</font>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으면 우선 아이가 하고자 하는 동기유발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이제 모래놀이를 해라!’하고 시켜서 놀이하는 것과 아이가 모래놀이를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시켜서 놀이를 하는 아이는 크게 즐겁지도 않고, 그러다보니 놀이에 집중하지도 않는다. 스스로 모래놀이를 하고 싶어서 시작한 아이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놀이 재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을 할 것이다.

이 둘의 차이는 뇌에 자극을 주는 강도나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감정중추와 기억중추는 서로 붙어 있다. 스스로 하고 싶어서 놀이를 시작한 아이는 기분이 매우 좋을 것이고, 이것이 감정중추를 강하게 자극하게 된다. 다시 감정중추는 옆에 붙어 있는 기억중추를 강하게 자극하게 되어 기억력을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반대로 하기 싫어서 스트레스받으며 놀이를 하는 아이는 감정중추가 그만큼 기분 좋은 자극을 받지 못하게 되고, 기억중추 역시 자극을 덜 받게 되니 기억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아이에게 학습을 강제로 시키면 제대로 학습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아이가 놀이나 학습을 할 때는 먼저 아이에게 왜 그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껴서 자발적으로 시작한다면 억지로 하는 것보다 학습 효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높아진다.

<font color="#009999">>> 장기 기억력을 키워야 공부를 잘한다</font>
단기 기억은 신경세포 회로에 어떤 구조적인 변화를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 기억은 신경세포 회로에 구조적인 변화, 즉 회로가 두터워지거나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는 등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잘 없어지지 않고 오래 유지된다. 장기 기억력을 키워야 공부를 잘하는데, 장기 기억력은 훈련을 통해서 향상될 수 있다.

<font color="#D85E14"><li>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습관을 키운다 </font>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 암기보다 더 많은 신경세포 회로가 동원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신경세포 회로는 더욱 두터워지고 그물망은 복잡해진다. 즉 이해를 동반한 지식이 더 오랫동안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것이다. 시험 위주의 학습에 길들여진 아이는 단순히 암기를 하기 때문에 성적은 좋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보면 이해를 하면서 공부한 아이보다 머리 속에 저장된 지식은 턱없이 적을 것이다.

<font color="#D85E14"><li>복습을 습관화하자 </font>
한번 들은 내용은 잊어버리기 전에 다시 떠올리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보고 들은 내용이 한번 뇌에 입력될 때는 신경세포 회로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단기 기억으로 저장된다. 따라서 단기 기억의 흔적이 없어지기 전에 다시 한번 같은 신경 회로에 반복해서 지식을 입력하면 그 다음은 장기 기억으로 넘어간다.

<font color="#D85E14"><li>다양한 학습 내용을 비교하자</font>
영어와 국어를 배웠다고 하면, 두 언어의 차이점과 비슷한 점, 새로운 점 등을 찾아내보자. 그런 과정에서 수많은 신경세포 회로가 동원되고, 그만큼 발달한다.

<font color="#D85E14"><li>자신감이 중요하다 </font>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뇌에 긍정적인 회로를 활성화시켜주지만, ‘나는 못한다’는 실망감과 패배감은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 억제성 신경계를 활성화시키게 되므로 뇌 회로의 원활한 작동이 어려워져 장기 기억에 도달하지 못한다.

<font color="#8B008B"><b>▣ 좌우뇌가 고루 발달한 전뇌형이 가장 우수하다</b></font>

사람들의 90%는 좌뇌가 발달한 오른손잡이고, 대략 10%가 우뇌가 발달한 왼손잡이다.
좌우 뇌는 교차되어 내려가서 방향이 바뀌어 각각 오른손과 왼손을 지배한다. 단 색깔을 구별하는 뇌는 좌뇌와 우뇌가 인식하는 방향이 동일하다.

즉 좌뇌는 왼쪽 방향의 색을 우뇌는 오른쪽 방향의 색을, 감지한다. 좌뇌가 발달하면 논리적·합리적·객관적·판단 능력이 뛰어나고, 계획적이고 구조적이며 선택형 질문을 선호하고 감정 자제 능력이 뛰어나다. 또 이름을 잘 기억하고 분석적인 독서를 하며 확고하고 확실한 정보를 선호한다. 또 치밀하게 계획된 연구나 작업을 좋아하는 등의 특성이 있다.
우뇌가 발달하면 직관적이고 은유법이나 유추능력이 강하다. 주관식의 질문을 좋아하고, 감정표현을 잘하며 이름보다 얼굴을 잘 기억한다. 애매모호하고 불확실한 정보를 선호한다…등의 특성이 있다.

오른손잡이의 경우 90%는 좌뇌에서 언어를 담당하는데, 왼손잡이는 70%가 좌뇌에서 언어기능을 담당하고 나머지 30%는 우뇌에 언어기능이 있다. 즉 양쪽 뇌에 언어기능이 퍼져 있다. 일반적으로 왼손잡이가 오른손잡이보다 뇌 손상을 당했을 때 회복이 더 잘되는데, 그 이유는 오른손잡이는 좌뇌에 언어능력이 있지만, 왼손잡이는 언어 능력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 분명한 것은 좌뇌와 우뇌를 모두 잘 사용하는 것이 한쪽 뇌만을 주로 사용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이라는 사실이다.

세계적인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대표적인 전뇌형인데, 우뇌 영역인 예술 분야와 좌뇌 영역인 과학·물리 영역에서 모두 천재적인 역량을 보이고 있다. 즉 좌우뇌가 고루, 최대한 개발되었을 때 머리 좋고 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교육 내용의 70% 이상이 좌뇌 기능 특성 발달과 주로 관련이 되어 있다.

즉 전뇌가 아닌 반뇌 교육만을 시키고 있는 셈이다.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발달시키는 전뇌 교육이 필요하다. 특히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은 10세 정도까지 계속 성숙하기 때문에 이 시기까지의 적절한 자극이 좌우뇌를 개발시키는 데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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