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태 장기화…협상 가능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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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 정상화, 대형병원 진료차질 등으로 혼미를 거듭하던 의료계가 다시 통일된 투쟁을 모색하고 나서 의료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반면 이같은 움직임속에도 의료계가 대정부 협상을 위한 단일 요구안을 마련한 상태여서 의료계와 정부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의사협회 의권쟁취투쟁위원회는 21∼22일 이틀간 전국적으로 일사불란한 휴폐업투쟁을 한차례 더 전개한뒤 23일부터는 오전에는 지역별로 총회나 연수 교육를 실시하고 오후에는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면제해 주는 형태의 무료진료 투쟁을 지속하기로 했다.

의료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정부의 강경대책으로 이번 사태의 주도권을 잃는데 대한 우려와 의료계의 내부 분열에 이은 투쟁 실패에 대한 불안감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대형병원 전공의,전임의의 파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동네의원들은 지난주말 휴진참여율이 7.7%로 떨어지는 등 사실상 진료가 정상화되면서 의료계 투쟁의 힘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전공의에 대해 정부가 업무복귀명령과 장기간 미복귀시 해임조치 등의 강경 입장을 천명한 상태여서 이들만을 사지로 내몰 수는 없다는 선배 의사들의 의무감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의쟁투의 이같은 결정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동네의원들이 이미 상당한 경영압박 등으로 진료에 자진복귀하면서 대부분 시도지역이 폐업을 철회했거나 사실상 진료가 정상화돼 강도 높은 휴폐업이 다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의쟁투의 이같은 결정으로 외로운 투쟁이 예견됐던 전공의들은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보여 이들의 파업으로 인한 대형병원의 진료차질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의쟁투가 대정부 협상을 위한 의료계의 단일 요구안을 만든 상태고 정부도 이번 투쟁의 핵심인 전공의에 대한 설득을 비롯해 의료계와의 대화를 시도할 방침이어서 양측의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주수호 의쟁투 대변인은 이와관련 이날 "직역별 대표자들의 의견을 조율해 의료계의 단일 협상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주초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동네의원들의 산발적인 휴폐업과 전공의들의 파업이 당분간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간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 모색이 이번주초 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대타협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연합뉴스) 이재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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