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허망의 극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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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4강전〉 ○·탕웨이싱 9단 ●·라오위안허 8단

장면 10

장면 10

장면 ⑩=흑1로 젖히자 귀엔 패맛이 생겼다. 이단패라 결행까지는 쉽지 않겠지만 유리한 백에겐 목에 걸린 가시와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무심한 AI와 달리 인간의 바둑에선 굉장한 불안요소다. 과연 백4가 약간의 이상 징후를 보여준다. 4는 빨리 살아둬야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흑의 최선은 무엇일까.

AI+인간

AI+인간

◆AI+인간=AI는 흑1로 뻗는 수를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천천히 기대승률을 22%까지 높인다. 박영훈 9단은 훨씬 강력하게 흑1을 주장한다. 흑1로 백대마의 사활을 추궁하면 이 바둑은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것. 백4가 강력한 수단이지만 흑에겐 5까지 점프하는 수단이 있다. 너무 멀리 뛴 것 같지만 흑A와 B가 모두 선수여서 모험을 걸만하다. 아무튼 백이 부자 몸조심 분위기이므로 불리한 흑은 뼈를 묻는다는 심정으로 강력히 나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와중에 우상귀 C를 흑이 차지한다면 바둑은 진짜 알 수 없게 된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은 허망의 극치였다. 흑은 돌연 1로 두었고 이 수는 설명 불가능한 패착이 됐다. 백6과 8이 놓이자 백의 승률은 95%까지 올라갔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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