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설사 예방 하이테크 계란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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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위염.설사.양계장 돌림병 예방, 항생제 안쓴 횟감 어류 양식,…. ´하이테크 계란´ 이 만들어 내는 세상이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식품가공연구본부 이남형 박사팀은 최근 생명공학을 이용, 이런 계란을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특정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계란을 골라 사고,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넙치회 등을 먹게 될 전망이다.

하이테크 계란은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균의 항원을 암닭에 주사, 암닭의 면역력이 계란에도 생기도록 하는 것이 원리. 즉 우리가 홍역 등의 백신 주사를 맞으면 면역력이 생겨 해당 질병에 잘 안걸리는 것과 같다.

사람은 임산부가 태아에게 탯줄을 통해 면역력을 주지만 닭은 계란으로 전달한다는 연구결과를 이용했다.

이박사팀이 개발한 계란의 종류는 ▶충치 및 위염 예방.어린이 설사 예방, ▶넙치.뱀장어 폐사 예방 ▶닭.칠면조 역병 예방용 등 5종.

충치예방용 계란의 경우 우선 충치를 일으키는 연쇄상구균 백신을 암닭에 주사하면 한달 뒤 쯤부터 면역(항체) 이 생긴 계란을 얻을 수 있다. 위염이나 어린이 설사예방용도 원인균 백신을 암닭에 주사하는 같은 방법을 쓴다.

충치예방용 계란을 먹으면 충치균이 이 표면에 달라붙는 것을 거의 예방할 수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연간 수백만명의 영유아의 생명을 앗아가는 ´로토바이러스 감염 설사´ 도 하루 2~3개의 이 계란을 먹으면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박사의 설명이다. 계란에 있는 항체가 위에서 약 4시간 정도 견디기 때문이다.

어류 양식에는 노른자를 분말로 만들어 사료에 섞어 준다. 이를 쓸 경우 ´항생제 횟감´ 의 우려를 깨끗이 씻을 수 있다. 현재 넙치와 뱀장어용이 개발됐다.

계란의 면역력은 노른자에 있기 때문에 노른자를 먹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 날계란.반숙 등으로 먹으면 좋고, 계란에서 면역성분만 추출해 껌이나 음료수 등에 섞어 사용할 수도 있다.

이박사팀은 연간 40만개의 하이테크 계란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을 경기도 여주지역에 설치 중이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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