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에이즈 문제 심화

중앙일보

입력

아프리카 국가들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에제치아스 르와부히히 르완다 보건장관은 2일 자국의 사망자 평균 5명중 4명 이상이 에이즈 관련 질병으로 숨진 것으로 지난 3개월간의 조사결과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주요 병원 환자중 70% 가량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관련 질환자이지만 병실이 모자라 일부지역에선 한 개의 침상에 두 명의 환자를 수용하고 있다고 르와부히히 장관은 말했다.

르와부히히장관은 르완다와 브룬디, 우간다 3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에이즈관련 회의에서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조용하고 치명적인 전염병에 직면해 있다"며 르완다는 에이즈로 인한 타격에 대처할 능력이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병원과 의료진, 의약품이 모두 모자란다"며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탄자니아의 벤자민 음카파 대통령도 1일 노동절 연설을 통해 에이즈로 숙련 노동자들이 죽어가 국가경제가 황폐화되고 있다고 통탄했다.

탄자니아의 에이즈 바이러스 감염률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해 일부 정부 부처의 경우 한 달에 20여명의 공무원들이 에이즈로 죽어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세계은행은 에이즈가 현재와 같은 확률로 확산될 경우 탄자니아 경제는 오는 2005년까지 25% 후퇴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아프리카단결기구(OAU) 50개 회원국 보건장관들은 오는 7-9일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서 에이즈 대책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공동대처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총 3천6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전세계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중 70% 가량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국제기구들은 추정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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