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치료법, AIDS 감염자 수명 연장

중앙일보

입력

고활성 반(反)레트로바이러스 요법으로 알려진 혼합치료법이 에이즈(AIDS)에 걸린 사람들의 수명을 연장시키는데 큰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31일 발간된 의학전문지 랜싯이 밝혔다.

유럽의 각 AIDS 연구소 소속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혼합치료법을 사용한 결과, AIDS 바이러스 감염후 10년내에 사망하는 비율이 64%나 줄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럽 10개국에서 AIDS 바이러스인 HIV-1에 감염된 5천646명을 대상으로 혼합치료법을 시행한 결과, 감염당시 45-64세였던 사람중 67%가 10년후에도 계속 생존했다.
혼합치료법이 개발되기 전 이 연령대의 같은 기간 생존률은 34%에 불과했다.

혼합치료법은 4년전에 개발된 것으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억제제, 역전사효소 억제제 등의 약품을 복잡하게 혼합한 것으로 AIDS를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HIV가 몸에 퍼지는 것을 막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됐다.

또 감염당시 35-44살 연령대의 사람들은 생존률이 과거의 43%에서 83%로, 25-34 연령대는 57%에서 82%로, 15-24는 66%에서 85%로 높아졌다.

연구에 참여했던 홀로우드 포터(여)는 "우리들의 발견은 혼합치료법이 이용되면 모든 연령대에서 기대생존율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혼합치료법은 개발된지 이제 겨우 4년밖에 되지 않아 장기적인 효과는 현재로서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주간 의학지에 수록된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몇살 때 AIDS 바이러스에 감염됐느냐에 따라 생존확률이 큰 차이가 난다.

1만3천30명의 감염자를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감염당시 나이가 15-24살인 사람들의 평균 생존기간은 12.5년인데 비해 45-54살 때 감염된 사람은 7.9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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