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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심판론 누르고 승리한 이용우…김현미 "이겨줘 고맙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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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의 격전지 중 한 곳인 경기 고양정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김현아 미래통합당 후보와 접전 끝에 승리했다.

이용우 후보는 16일 오전 12시 20분쯤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축하 꽃목걸이를 건채 “부족한 저에게 이렇게 막중한 일을 맡겨주셔서 대단히 고맙게 생각한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개표가 90% 가까이 진행된 가운데 이용우 후보가 득표율 52.11%(7만3415표)로 46.21%(6만5106표)인 김현아 후보를 5.9%포인트 따돌린 시점이었다.

이용우 후보는 “선거 기간 제시했던 공약들을 하나하나 실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일산의 낙후된 주거 환경과 산업 기반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많은 기업을 유치하겠다면서다. 그는 지역구 의원 역할을 넘어 민주당의 경제·금융 전문가로서 국가 경제 전반에 기여하겠다고도 했다. 옆에 있던 김현미 현 고양정 민주당 의원이자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겨줘서 정말 고맙다”고 축하했다.

고양정은 통합당의 ‘부동산 정책 심판론’이 통할지 관심을 끈 곳이었다. 현재 고양정은 일산신도시의 일부 지역을 포함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회가량에 걸친 ‘수도권 주택 가격 안정화 대책’ 결과 주요 타깃인 서울 주택값은 계속 치솟고 부작용으로 일산 등의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 이 틈을 비집고 통합당 내 ‘부동산 전문가’로 꼽히는 김현아 후보가 “부동산 정책을 수정해 일산을 살리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김 장관은 악화한 여론 속에서 출마를 포기했다. 김 장관 대신 나선 이가 이용우 후보다.

16일 오전 경기도 고양정 선거사무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후보(고양정) 부부가 함께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이용우 캠프=연합뉴스

16일 오전 경기도 고양정 선거사무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후보(고양정) 부부가 함께 손을 들어 기뻐하고 있다.이용우 캠프=연합뉴스

전날 오후 6시 투표 종료 후 발표된 방송 3사(KBS·MBC·SBS) 출구 조사에서는 이용우 후보(51.4%)가 김현아 후보(47.5%)를 3.9%포인트 앞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개표 전반까지 분위기는 출구 조사와 다르게 김현아 후보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오후 10시 45분가량까지 꾸준하게 1%포인트가량 앞서나갔다. 이후 사전투표함 개표 결과가 섞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용우 후보가 역전하더니 차이를 빠르게 벌려갔다. 사전투표자 대부분이 여당 성향의 젊은 층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선거사무소에 모인 관계자 40명가량은 환호성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오후 11시부터는 이용우 후보가 당선 소감문을 준비했다. 11시 30분쯤에는 이용우 후보의 부인이 선거사무소로 들어와 박수를 받았다.

이용우 후보는 1964년 강원 춘천시에서 태어나 서울대에서 경제학 학·석·박사 학위를 마쳤다.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를 지냈으며 현재 민주당 규제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치 신인으로 분류된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IT 전문가’를 자처하며 “일산에 부족한 기업을 다수 유치해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공약했다. 이용우 후보의 승리로 고양정은 19·20대에 이어 3번째로 민주당의 차지가 됐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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