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바이러스 반등은 내성보다 치료 잘못 탓

중앙일보

입력

에이즈 환자의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수치가 다시 높 아지는 것은 일부의 우려처럼 약에 대한 바이러스의 내성 때문이 아닐 수 있다는연 구결과가 나왔다.

12일자 미 의학 협회 저널지에 실린 프랑스와 미국학자들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HIV수준의 증가는 적절한 투약을 중단하거나 신체가 약을 제대로 활용하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HIV 수치 반등에 대처하려면 환자들이 치료법을 엄격히 따르도록 도와주고 가능하면 투약량을 높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투약량을 높이는 방법은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는 않다.

항바이러스 약품들을 섞어 투여하는 `칵테일 요법´을 쓴 에이즈 환자중 30-60%정도는 바이러스가 미미한 수준으로 전혀 감소하지 않거나 HIV 수치가 일단 감소했다가 다시 뛰어올라 치료에 실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간 약에 대한 내성이 에이즈 치료에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확실하지 않았지만 최근 새로 감염된 환자들에게서 내성이 강한 바이러스 변종이 나타남에 따라 에이즈 연구가들을 긴장시켰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에서 내성이 바이러스 반등의 주된 이유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에서 지난 98년 에이즈 환자 58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샘플을 투약방식을 달리하며 조사한 결과, 일부 내성과 관계된 유전자 변형이 나타나기도 했으나 바이러스 수치가 오른데는 약을 제대로 쓰지 않거나 체내에서 약품이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것이 더 큰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 캘리포니아 대학의 다이앤 해블러 박사 연구팀도 지난 97-98년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체내 약품 효능이 더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한 전문가는 체내 약품 효능 문제와 관련, 약을 조제하는 의사들이 혈내 약품 함유량을 모니터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선에서 투여량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연구팀을 이끈 파리 클로드 베르나르 병원의 프랑수와즈 브룅-베지네 박사는 ´환자들이 치료법을 잘 따르도록 이끌 필요가 있다´면서 단, 항바이러스 치료를 장기간 받은 환자들의 경우 내성 문제가 더 큰 이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카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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