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에는 담배끊겠다´ 금연결의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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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밀레니엄을 맞아 반드시 담배를 끊고야 말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매년 1월1일이면 금연을 결심했다가도 ´작심삼일´. 채 며칠도 버티지 못하고 담배를 다시 입에 물곤 했던 ´끽연가´들은 이번만은 결심을 실천에 옮기고 말겠다는 다부진 결의를 다지고 있다.

금연 결심을 지키려는 방법도 돈내기, 주변에 소문내기, 사탕이나 금연 보조품대용 등 다양하다.

회사원 정모씨(33) 는 "내년 1월1일부터 담배를 끊자고 친구들 여럿과 약속하고 어기는 사람은 벌금 10만원을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직장 내에 자신들처럼 금연을 결심한 동료집단이 무척 많다고 전했다.

공무원 김모씨(36) 는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골초´ 2명과 함께 내년부터 담배를 피우지 않기로 ´결의´했다. 15년째 담배를 피워왔다는 김씨는 "2000년대에는 담배를 끊기로 하고 주변에 이런 사실을 미리부터 소문내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2) 도 "입사 이후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를 피우게 됐는 데 새천년을 맞아 금연을 결심했다"며 "한번에 끊기 힘들 것 같아 이달 들어서부터 조금씩 줄여왔으며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는 대신 껌이나 사탕 등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애연가들의 금연 다짐에 못지않게 흡연인구를 줄이기 위한 정부의 대국민 캠페인과 정책도 다양하게 나오고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2일 인기탤런트 강남길씨를 금연홍보사절로 위촉했다. 한 방송사의 도움을 받아 강씨의 금연 및 금단현상 극복과정 등을 보여줌으로써 국민들의 금연의식을 고취시키겠다는 취지에서이다.

복지부 홈페이지에는 인기가수 유승준씨의 `금연사이트´를 개설해 청소년 흡연인구를 줄이려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내년 2월을 `청소년 흡연예방 달´로 정해 유씨 등과 함께하는 각종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와 함께 이달부터는 학교와 목욕탕에서도 지정된 장소에서만 담배를 피우도록 하고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면 3만원의 범칙금을 물리도록 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매년 1, 2월이면 흡연인구가 조금 줄었다가도 다시 늘곤 했는데 내년에는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새천년을 맞아 흡연인구가 줄기를 기대했다.

흡연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도 대단하다. 연세대 이규식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남성이 연간 1인당 2만6천451원, 여성이 2만7천921원의 의료비를 더 부담해야 해 직접의료비 증가만 연간 3천295억원에 달한다.

또 흡연과 음주를 병행하면 복부비만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회사원 최모씨(38) 는 "술은 적당히만 하면 인간관계를 원만히 하고 오히려 약이 되지만 담배는 `백해무익´한 것 같다"면서 새천년에는 반드시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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