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루 900포인트 변덕…"시장은 당신의 인내심 시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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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패닉에서 벗어나는데도 힐링의 시간이 필요하다.”
국내엔 ‘민스키 모델’로 알려진 ‘버블 곡선(아래)’을 만든 장 폴 로드리그 미국 호프스트라대 교수(지리경제학)가 지난해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추락한 주가 등 자산가격이 장기 평균 이하로 떨어진 뒤 조울증 증상을 보이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패닉 직후 조울증 국면이 일정 기간 이어진다. #대표 기업 상처가 드러나야 변화가 시작된다.

장 폴 로드리그 미 뉴욕 호프스트라대 교수는 국내에 '민스키 모델'로 알려진 '버블 곡선' 개발자다.

장 폴 로드리그 미 뉴욕 호프스트라대 교수는 국내에 '민스키 모델'로 알려진 '버블 곡선' 개발자다.

실제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로드리그가 말한 전형적인 조울증 패턴이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한때 900포인트(4.1%) 남짓 솟구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흘러내렸다. 끝내 26.13포인트(0.12%) 내린 2만2653.8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27포인트(0.16%) 내린 2659.41에, 나스닥지수는 25.98포인트(0.33%) 하락한 7887.26에 장을 마감했다.

하루 전인 6일 다우지수는 폭등이라고 할 만큼 치솟았다. 하지만 단 하루 만에 시장 분위기는 식었다. 뉴욕주에서 이날 하루 기준 가장 많은 사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냉각됐다.

시장은 지금 조울증을 앓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뉴욕주 주도인 올버니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사망자가 하루 새 731명 늘었다고 밝혔다. 하루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사망자는 지난 4일 630명까지 치솟은 뒤, 5일 594명, 6일 599명으로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스키 모델로 국내에 알려진 로드리그 교수의 '버블 곡선'. 현재 주가는 오른 쪽 아래의 좌절 국면에 있다.

민스키 모델로 국내에 알려진 로드리그 교수의 '버블 곡선'. 현재 주가는 오른 쪽 아래의 좌절 국면에 있다.

미국 S&P500지수와 장기평균(빨간선).

미국 S&P500지수와 장기평균(빨간선).

로드리그 교수는 “장기 평균선 아래에서 시장은 투자자의 인내심을 테스트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 등 충격이 기업의 실적 등 실물경제에 남긴 상흔이 드러날 때마다 회복하던 주가가 미끄러지는 일이 되풀이돼서다.

그의 말대로 이날 뉴욕 증시 참여자들은 코로나19 사망자라는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하루 전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율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반색하던 모습과 전혀 딴판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조울증이 이어질까. 로드리그 교수는 “거시경제의 하강 또는 대표 기업의 실적 감소  속도와 깊이가 어느 정도 드러나는 순간까지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흐름(choppy)’이 이어지는 게 역사적 패턴”이라고 말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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