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확률 높은 40세이상 흡연자 CT 등 정기검사 필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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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우리 나라 사람 5명 중 1명은 암으로 사망한다.
가장 흔한 것은 위암. 그러나 가장 무서운 암인 것은 아니다.

4명 중 1명은 내시경으로 쉽게 조기발견되며 수술로 95%가 완치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경계해야할 암은 단연 폐암.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柳根永) 교수는 "암의 사망원인 중 현재 남성 사망률 3위, 여성 사망률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조만간 위암을 젖히고 1위로 올라설 것이 확실하다" 고 밝혔다.

위암과 달리 치료성적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 첨단의학의 본고장 미국에서만 매년 17만여 명이 폐암으로 사망하고 폐암환자의 평균 5년 생존율도 고작 14%다.

대장암 63%, 전립선암 90%, 유방암 86%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 기침이나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이미 3기 이상으로 진행된 상태며 1기에서 3기로 악화하는데 6개월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증식속도가 빠른 것도 한 원인이다.

게다가 국내 병원의 폐암 조기발견율은 18.2%에 불과한 실정. 여기에 한 술 더 떠 폐암은 조기발견해도 소용없다는 그릇된 조기발견 무용론까지 팽배해 있다.

물론 폐암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조기발견을 위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폐암 역시 일찍 발견할수록 치료성적은 좋아지기 때문이다.

암세포가 림프절을 침범하지 않은 1기에 발견하면 60~80%, 폐 주위 림프절에 국한한 2기의 경우 40~60%의 완치율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폐암은 어떻게 조기발견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은 매년 가슴엑스선촬영을 받고 가래가 있다면 가래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대표적 폐암 고위험군은 흡연자. 폐암환자 10명 중 9명은 흡연자다.

삼성서울병원 내과 김호중 (金鎬仲) 교수는 "40세 이상 흡연자나 집안에 폐암환자가 있는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고 강조했다.

문제는 직장신체검사에서 흔히 실시하는 가슴엑스선촬영만으론 조기폐암을 발견할 확률이 낮다는 것. 특히 심장 뒷부분에 위치한 왼쪽 폐 속에 숨어 있는 폐암은 대부분 놓치기 쉽다.

현재 가슴엑스선촬영으로 찾아낼 수 없는 폐암을 찾아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는 CT (전산화단층촬영) .

그러나 1회 검사비용이 수십만 원으로 비싼데다가 가슴엑스선검사보다 수백 배 많은 방사능을 쬐야해 아무 증상이 없는 일반인들이 단지 폐암 조기발견을 위해 CT검사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 이때 참고할 수 있는 것이 최근 국내 의료계에 도입된 방사능노출최소화 CT다.

기존 CT보다 방사능 사용량이 5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 金교수는 "폐암극복을 위해선 담배를 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방사능노출최소화 CT 등 현대의학의 도움으로 폐암을 조기발견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고 밝혔다.

다만 1년 동안 4개월마다 3회에 걸쳐 이뤄지는 검사에 24만원을 내야하는 것이 부담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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