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인구 석달 연속 감소...역대 1월 중 출생아 최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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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인구 자연증가율이 3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태어난 아이보다 사망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출생아 수는 역대 1월 가운데 가장 적었다. 한국의 인구 감소 흐름이 점점 견고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구 자연증가율 첫 3개월 연속 ‘마이너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인구 자연증가율 첫 3개월 연속 ‘마이너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1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1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6818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22명(11.6%) 줄었다. 월간 통계를 작성한 1981년 이래로 1월 기준 가장 적은 숫자다. 출생아 수는 계절적 영향이 커 같은 달끼리 비교한다.

연초에는 인구 늘었는데…본격 감소세 시작

 출생아 수는 대체로 1, 2월에 많다. 연말에 출산을 미루고 연초에 낳는 경향이 있어서다. 최근엔 연초·연말 할 것 없이 전년 대비 출생아 감소 폭이 크다. 그러면서 올해 1월에는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1653명 더 많아 –0.4%의 인구 자연증가율을 기록했다. 3개월째 하락세다. 지난해 인구 자연감소율은 10월 0%를 찍은 뒤 11월 –0.4%로 내려앉았고, 이후 12월 –1.3%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보다 앞서 인구가 감소한 달은 모두 연말인 2017년 12월, 2018년 12월이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통상 12월에 그쳤던 인구 감소 현상이 올해는 처음으로 1월까지 이어졌다”며 “올해 한국의 인구 감소세가 굳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월출생사망자수gif.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1월출생사망자수gif.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출생률은 6.2명이다. 1월 기준으로 집계 이래 최소치다. 1월 기준 조출생률이 6명대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1월 사망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06명(4%) 늘어난 2만8471명이었다. 월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후 최대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조사망률은 6.5명이었다.

 1월 혼인 건수는 1만9823건으로 1년 전보다 1503건(7%) 줄었다. 한국의 경우 대부분의 출생아가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고 있어 혼인 건수는 출생아 수와 직결된다. 같은 달 이혼 건수는 883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9건(8.9%) 줄었다.

올해 출생 30만명 선 깨질 듯

 지난해 전체 출생아 수는 30만3054명으로 30만명에 겨우 턱걸이했다. 전년보다 7.2% 줄어든 숫자다. 90년대 60만~70만명대를 유지하던 출생아 수가 2000년대 초반 40만명까지 줄더니 2017년 30만명대에 진입했다. 이대로라면 올해 총 출생아 수는 30만명을 밑돌 것으로 보인다.

1월 1일 0시 탄생한 2020년 첫 아기. 연합뉴스

1월 1일 0시 탄생한 2020년 첫 아기. 연합뉴스

 실제 통계청은 지난해 3월 내놓은 장래인구특별추계를 통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 사이에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급히 인구를 늘리려는 정책보다는 장기적인 인구정책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올해는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사람들이 출산을 더 미뤄 올해 출생아 수는 28만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며 “젊은 인구가 겪고 있는 과도한 경쟁 등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2030년 이후를 보고 긴 호흡의 인구정책을 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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