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발병 위험 유전자 배아 판별, 제거 가능해

중앙일보

입력

영국 과학자들이 암발병 위험이 높은 유전자를 가진 배아를 판별,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BBC방송이 9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그러나 체외수정(IVF)으로 만들어진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키기 전에 유전자 감별을 실시, 이상유무를 확인함으로써 암에 걸릴 위험이 없는 배아만 자궁에 착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이 방법이 개발됨으로써 과거 나치의 망령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방법은 배양 3일째의 배아 세포 1, 2개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인간수정 및 발생학 당국(HFEA)의 검토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유니버시티 의과대학 발생학과 교수 조이 델란티 박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이 감별법은 이미 대장암에 걸릴 수 있는 아이를 출산할 위험이 매우 높은 한 가족을 상대로 성공적으로 실시됐으며 암뿐만 아니라 다른 질병을 판별하는데도 완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델란티 박스는 "부모가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는 아이들이 이 유전자를 물려받을 가능성은 2분의 1이며 이로 인해 평생 암에 걸릴 수 있을 경우 부모들에게 배아가 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확신시켜줄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학전문지 ´의학윤리 회보´의 리처드 니콜슨 편집장은 "세상에는 가치없는 생명도 존재하며 이를 출생전에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과거 나치가 의학을 악용한 것과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HFEA의 루스 디치 위원장은 당국이 이 방법의 이용에 따른 지침을 만들고 있다고 전하고 이를 위해 하반기에 공청회등의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브뤼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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