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립선암 진단법 개발 소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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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 시험을 통한 새로운 전립선암(prostate cancer) 진단법이 개발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국의 베크만쿨터(Beckman Coulter Inc.)가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전립선암 진단 기술은 혈장에서 키닌(kinin)을 유리시키는 효소인 칼리크레인 2(kallikrein 2 ; hK2)를 이용하는 것으로 이에 대한 예비 연구 결과가 미국 워싱턴대학(Wahsington Univ.)의 비뇨기학 교수인 윌리엄 카타로나(William Catalona) 박사에 의해 최근 개최된 미국비뇨기학회(American Urological Association)의 학술대회를 통해 발표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있는 937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고 한다.

베크만쿨터는 전립선암 진단을 위한 혈액 시험법 기술에 대해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크만쿨터에서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술은 전립선 특이 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 PSA)이라 불리는 물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하이브리테크 토탈 PSA(Hybritech(R) total PSA)와 하이브리테크 프리 PSA(Hybritech Free PSA) 시험법 등이 알려져 있다. PSA의 경우와 같이 칼리크레인 효소는 전립선에 의해 분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물질이다. 만약에 전립선암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혈중 hK2의 농도가 증가하게 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을 전립선암 진단에 사용하는 것이 새로운 진단법의 핵심인 셈이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카타로나 박사에 따르면, 예비 연구 결과로 미루어 볼 때 기존의 전립선암 진단법보다 훨씬 더 정확한 진단법 개발이 멀지 않았다고 한다. hK2 시험법은 전립선암 발병 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가려내는데도 유용하다고 하는데 기존의 진단법보다 민감한 특성을 타나내기 때문이다. 미국비뇨기학회의 학술 대회에서는 카타로나 박사의 연구 발표 외에 hK2와 관련된 다른 두 편의 연구 결과도 함께 발표되었다.

베크만쿨터의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빌 먼로(Bill Munrore)는 카타로나 박사의 연구 성과로 hK2 시험법의 실용화가 목전에 오게 된 셈이라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PSA를 이용한 혈액 시험법이 전립선암 진단에 가장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크만쿨터가 개발한 토탈 PSA 시험법은 전립선암의 진단 방법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식품의약청(Food and Drug Administration)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기도 했다. 또한 프리 PSA 시험범의 경우에도 결합을 형성하지 않은 PSA(unbound PSA)의 농도를 측정하는 기술로는 유일하게 미 식품의약청의 허가를 이미 작년에 받아둔 상태이다. 토탈 PSA 시험법과 디지털 직장 시험법(digital rectal exam.)의 병용은 현재 전립선암 진단의 표준 방법으로 정착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토탈 PSA의 농도가 4.0나노그램/밀리리터 이상일 경우에는 좀 더 정확한 진단을 확인하기 위해서 전립선 생체검사법(biopsy)을 적용하는 것이 관례이다.

프리 PSA 시험법의 경우에는 디지털 직장 검사 결과 음성을 보이고 PSA 수치가 4.0나노그램/밀리리터에서 10.0나노그램/밀리리터 사이인 사람들을 진단할 때 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토탈 PSA 시험법과 프리 PSA 시험법을 함께 사용할 경우에는 불필요한 생체검사법을 20% 정도 줄일 수 있으면서도 전립선암은 95%의 정확도로 진단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셈이 된다. 생체검사법이 신체에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이에 필요한 경비가 미화 1,200 달러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 효용성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베크만쿨터가 개발한 프리 PSA 기술은 같은 회사에서 개발한 토탈 PSA 시험법과 함께 사용해야만 한다는 한계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냐하면 다른 회사에서 개발한 토탈 PSA 기술과 베크만쿨터에서 개발한 프리 PSA 시험법을 함께 사용할 경우에는 오진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베크만쿨터는 생명과학과 임상 연구에서 사용하는 자동화 장치와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로 알려져 있다. 질병 진단 분야 뿐 아니라 의학 관련 연구, 신약 개발 등에 필요한 각종 장비와 기술을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원출처] UniSci, http://unisci.com/stories/19992/0520994.htm : 1999년 5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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