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으로 개혁목소리 커진다|등소평 사후의 중국정국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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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국의 최고 실력자 덩샤오핑(등소평)이 당총서기 장쩌민(강택민) 을 후계자로 선정했으나 등이 사망하면 이 결정은 의미가 없어지고 치열한 권력투쟁이 전개 될 것이라고 미국의 한 중국 전문가가 전망했다.
하버드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인 로스 테릴씨는 최근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등이 은퇴를 반복해서 시사하고 강의 후계선정을 밝히고있으나 등은 죽기 전까지 은퇴하지 않을 것이므로 이 결정은 의미가 없으며 그가 죽은 후 공공연한 후계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릴씨는 등의 후계를 둘러싼 위기는 신과 같았던 마오쩌둥(모택동)의 후계를 둘러싼 위기와는 달리 아무나 등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훨씬 공개적이고 위험하고 중대한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등사망후 후계를 둘러싼 위기에서 군은 처음부터 지도자의 노선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사회· 경제세력과 일부 주요 성들도 정치국과 군과 같이 영향을 줄 것으로 보았다.
테릴씨는 모사망후 중국은 전진했으나 등의 사망 후는 이와 달리 군부통치· 중앙정부의 통제력약화· 지역간 대립, 그리고 반공산주의운동의 대두와 이에 따른 유사 모택동주의의 등장으로 사태가 훨씬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경제적 불만과 모순이 민주주의 이념보다 더 큰 문제로 등장하고 인플레와 실업의 확대로 개혁에의 열망이 커지고 천안문유혈진압에 대한 비난의 소리가 이같은 좌절감과 함께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테릴씨는 등의 사망은 중국공산당을 분열시키고 현 정책과 세력구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테릴씨는 지난 4O년동안 중국공산당 역사는 처음에는 환영받았던 많은 사건· 정책들- 대약진운동· 문화혁명· 린퍄오(임표) 의 등장· 장킹(강청)의 예술의 정치화· 76년 천안문데모의 진압등- 이 나중에 재앙의 원인이 되었고 모택동 아래서 지명된 후계자들의 운명과 등이 지명했던 후야오방(호요방) 자오쯔양 (조자양) 등 두 후계자의 운명을 예로 들면서 등사망후 중국의 위기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뉴욕=박준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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