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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응 소극적이란 말 힘 빠진다" 광주 복지국장 하소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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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신천지 대응이 소극적이란 말에 힘이 빠진다."

이평형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이 25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 브리핑에 앞서 예방 개인위생수칙을 발표하는 가운데 수어 동시통역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이평형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이 25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현황 브리핑에 앞서 예방 개인위생수칙을 발표하는 가운데 수어 동시통역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25일 광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브리핑에 나선 이평형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이 취재진 앞에서 한 말이다. 광주시는 지난 16일 대구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한 광주지역 신자 4명이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이후 "서울시와 경기도는 신천지 시설을 강제폐쇄까지 하는데 왜 광주시는 소극적이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광주시 이평형 건강정책국장 브리핑에서 밝혀 #"강제절차 서울시·경기도 상황과 다르다" 입장 #신천지 교인 명단 확보시 전 직원 투입해 확인 #

이평형 국장은 "광주는 이미 신천지 시설에 대한 자진 폐쇄조치가 끝나 강제 절차를 고민하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사례와 다르다"고 했다. 광주지역 신천지 교인은 교회와 신천지 복음방 등 95개소에 등록된 총 3만2000여 명이다. 광주시는 지난 21일까지 신천지 시설에 대한 폐쇄와 방역을 완료했고, 예배와 성경공부도 금지됐다고 밝혔다.

광주시는 북구 용봉동과 남구 송하동 소재 신천지 교회 2곳 CCTV도 확보해 지난 17일부터 예배를 중단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평형 국장은 "신천지 교회가 별도 모임을 하지 않느냐는 의혹도 있지만 직접 확인한 결과 예배는 안하는 것으로 본다"며 "이상증상이 있는 신천지 신자는 하루라도 빨리 검사를 받도록 노력하는데 소극적이라는 말은 실무 담당자로서 힘이 빠진다"고 했다.

"신천지 신자 전체명단 받으면 전 직원 동원해 확인"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광주 시민 3명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신천지 대구교회를 방문한 광주 시민 3명이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의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지난 21일 오전 광주 북구 신천지 베드로 지성전(광주교회)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는 이날 브리핑에서 신천지 측이 모든 신자들의 명단을 공개할 경우 모든 시청 직원을 투입해 추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평형 국장은 "광주지역 신천지 신자와 교육생 3만2000명 명단이 오면 모든 인력을 동원해 확인작업에 들어간다"며 "광주시청의 모든 업무를 중단해서라도 신천지 신자들의 건강상태를 빨리 확인해 의심자는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광주시는 25일 현재까지 광주 신천지 교회 측으로부터 4명의 신종 코로나 확진 신자와 접촉한 102명의 명단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이중 6명이 신천지 신자라는 사실을 부정해 비슷한 사례에 대한 대응 메뉴얼도 만들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만약 신천지 신자가 아니라며 건강상태 확인을 거부할 경우 광주 신천지 교회로부터 제출받은 신자 명단을 보고 연락드렸다고 밝히고 있다"며 "명단을 보고 전화해도 강하게 부정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신천지 관계자에게 통보해 재조사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천지 공부방 CCTV' 경찰에 조사 의뢰

광주지역 126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이 지난 24일 폐쇄돼 굳게 문이 닫혀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지역 126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했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이 지난 24일 폐쇄돼 굳게 문이 닫혀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광주시는 126번째 확진자가 지난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머물렀던 광주시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성경 공부방 CCTV를 확보하고 광주지방경찰청에 조사를 의뢰했다. 광주시는 광주 신천지 교회 측으로부터 이곳 건물에서 126번째 확진자와 6명이 접촉했다고 통보받았지만, 모두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직접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하지만 광주시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팀이 현장 확인 결과 CCTV는 지난 6일부터 고장난 상태였다. 광주시 관계자는 "경찰에 디지털 포렌식 등 영상을 복원해 몇명이 출입했는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조사를 의뢰했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의심자 추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고 했다.

광주 남구 주월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 외에 164번째 확진자가 지난 1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머무른 월산동 소재 신천지 공부방은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정확한 접촉자 숫자를 확인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광주광역시=진창일 기자 jin.cha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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