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韓 방문 외국인 입국금지···대만은 韓여행객 자가 격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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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정부가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세에 홍콩인을 제외한 한국발 입경자를 막겠다고 밝혔다. 24일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25일 오전 6시부터 한국에서 오는 비홍콩인과 최근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비홍콩인의 입경을 금지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오는 홍콩인의 경우 입경할 때 건강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때 발열 등의 증상을 보이면 정밀 진단을 받거나 격리될 수 있다. 한국의 대구나 경상북도를 방문했다면 14일 동안 강제 격리 조치된다.

홍콩 정부는 또 일본이나 이탈리아에서 오는 비홍콩인에 대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잠복기인 14일간 자택에서 머무르며 체온을 측정하고 외출 시 마스크를 쓸 것을 권고했다.

이와 더불어 홍콩인의 한국 여행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여행사들이 다음 달 한국 여행상품을 전면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여행사인 EGL투어스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모든 한국 여행상품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홍타이여행, 빅라인홀러데이, 윙원여행 등 3개 여행사 역시 이날부터 다음 달 말까지 모든 한국 여행상품을 취소했다. 이들 여행사는 "한국 내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고객과 직원들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한국행이 무산된 관광객은 총 3200여명으로 추산된다.

대만은 25일부터 한국에서 대만으로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을 14일간 의무적으로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중앙유행병지휘센터(CECC)는 24일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히 확산함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고 대만중앙통신(CNA)이 보도했다. 다만 검역 정책은 대상자의 국적에 따라 단계적으로 적용될 방침이다.

한국에서 대만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의 경우에는 14일 동안 거주지에 격리된다. 대만 국적자는 이달 27일부터 격리 대상이 된다. 천스중 CECC 센터장은 “대만인에 대한 2일간의 유예기간은 현재 한국에 체류 중인 자국 여행객을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면서 “이번 조치로 27일 전까지 자국민의 귀국을 촉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격리 기간에는 거주지를 벗어나는 것이 금지되며 지역 당국으로부터 매일 건강 검진을 받게 된다.

또 CECC는 이날 한국에 관한 여행경보를 2단계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3단계 ‘경고’로 하루만에 또 격상했다. 경고 단계에서는 자국민에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도록 권고한다.

현재까지 대만은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홍콩·마카오에 ‘경고’ 단계를 내렸다. 일본과 싱가포르는 2단계인 ‘경계’ 단계이며 태국·이탈리아·이란은 1단계인 ‘주의’ 단계다.

CECC에 따르면 1·2단계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입국하는 여행객 역시 즉시 14일간 자체 건강 관리 시스템의 적용을 받는다.

이런 가운데 24일 아시아나항공편으로 중국 선전에 도착한 한국인 30명이 현지에서 격리돼 검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탑승객 170명 가운데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중국인 1명이 발열 증상을 나타내면서 한국인 30명을 포함해 40명을 격리해 검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선전공항 검역당국은 발열증상을 보인 중국인 완치자의 앞뒤 3개열 좌석에 탑승한 40명을 밀접접촉자로 판단해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임선영·이근평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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